Page 146 - 오산문화총서 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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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성(也利城), 석지리성(析支利城), 어리성(於利城)에 ‘利’가 쓰였다. 영락 6년, 광개토왕이 공취
한 백제 利殘 58城의 이름 중에 8城으로 가장 많이 쓰였다. 광개토왕비문에 쓰인 利殘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판단한다.
利는 오늘날의 里에 해당하는 의미로 추정한다. 마을이라는 의미의 里다. 利 또한 고대 우리
말의 이두적 표현으로 본다.
5) 百殘(백잔)과 利殘(이잔)
광개토왕비문에 쓰인 百殘과 利殘의 정체는 무엇일까? 百殘은 百濟의 잔존 세력이고, 利殘은
利濟의 잔존 세력이다. 더불어 해로운(殘) 집단, 멸망한(殘) 집단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한자
利의 의미는 ‘날카롭다, 화하다, 통하다’이다.
百濟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국명이다. 그런데 利濟는 어느 역사서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이
름이다. 필자는 광개토왕비문에 등장하는 利殘을 ‘百殘을 이롭게(利) 돕는 세력’ ‘백잔과 화통하
는 세력’으로 설명한다. 백제로 통합되기 전의 옛 馬韓 54소국의 세력을 가리킨다고 판단한다.
고구려와 신라는 백제가 통합한 마한의 세력을 백제의 영토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결론적으
로 백잔과 이잔은 고구려 광개토왕이 破하고 討하여 관리한 세력이라는 표현으로 본다.
6) 耶(야)와 羅(라)
광개토왕비문에는 耶羅(야라)가 쓰였다. 광개토왕비문 제1면 12열에 고수야라성(古須耶羅城),
분이야라성(分而耶羅城)으로 등장한다.
耶(야)는 가야(加耶)의 이름으로 판단한다. 가야(伽倻,加耶)제국은 금관가야(金官伽倻), 대가
야(大伽倻), 소가야(小伽倻), 아라가야(阿羅伽倻), 성산가야(星山伽倻), 고령가야(古寧伽倻)가
있었다. 이외 가야산(伽倻山), 대야산(大倻山), 고타야(古陀耶) 등의 지명이 있는데, 고타야는
경상북도 안동(安東)의 삼국시대 지명이었다.
19)
羅(라)는 신라(新羅)의 이름으로 판단한다. 그 외 시라(尸羅,백마) , 가라(駕羅,흑마), 구라(驅
羅,똥색마), 고라(古羅,흑갈마)는 말 이름으로 쓰였다. 천마총에서 발견된 말다래에 그려진 백
19) 시라(尸羅),국어대사전, 이희승 著,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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