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오산문화 73호
P. 52
여행과 문화
히 움직이는 그들은 또 내일을 위해 밥을 짓고 즐거운 듯, 아 고 발 닦고 따뜻함을 느껴보려 옷 입
닌 듯 왁자지껄 시끄러운데, 귀에서나 눈에서나 그 모습들이 은 채로 침낭 속에 몸을 묻어 본다. 온
힘들어서인지 영 정겹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라고는 한점 느낄 수 없고 점점 한기
어느새 올라오면서 느끼는 한기 때문인지 하나둘 꺼내 껴입은 를 느낀다.
모습들은 한겨울이다. 머리를 특히 따뜻하게 해야 고산증을 추위를 많이 타는 집사람은 더 한 듯
덜 느낀다고 하여 목도리에 모자에 두꺼운 등산 점퍼에 모두 하다. 생각 끝에 가이드에게 요청하여
가 한겨울을 만났다. 플라스틱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받아
으실으실 몸살인 듯 기분이 묘하다. 서 각자 가슴에 품고 자기로 했다. 가
4인용 1, 2층으로 된 산장 안에도 아늑함보다는 바람이 여기 슴은 따뜻하고 발은 시리고, 머리는
저기서 들어오고 을씨년스럽게 춥다. 깨질 듯이 아프다. 소변은 왜 이리 자
저녁은 꽤 널찍한 대식당을 빌려서 먹는데 이른 저녁인데도 벌 주 마려운지 화장실 가기는 너무 귀찮
써 사람들은 시끌벅적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이곳 대식당은 고, 힘들고, 아무튼 고통스런 밤이었
글로벌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은 모두 제각각인데 다.
고산 증세는 찾아볼 수가 없고 모두들 행복해 보인다. 이렇게 힘든데 후배 석렬이는 숨겨온
그러나 우리 일행들은 모두가 힘들어 보이고 밝지를 못한데, 소주가 있는데 한잔하잔다. 미친놈!
아마도 우리는 그동안 나를 표현하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온 자신은 건강하단다. 혈압이 좀 높은
것은 아닌가 싶다. 데 혈압약도 안 먹고 아주 건강하단
다. 내 상식으로는 고혈압인 사람들은
킬리만자로에서의 세 번째 밤이다. 꼭 의사의 처방에 따라 혈압약을 복용
하늘은 낮게 머리 위에 닿아 있고 별들은 엄청이나 밝게 빛나 해야 한다고 하니 귀국하면 꼭 병원에
고 가깝게 보여 바로 손을 뻗으면 한 손 가득 잡힐 것 같이 별 갈 것을 권고하고 어렵게 몸살약을 복
빛이 무진장 쏟아진다. 문득 떠오르는 어린시절 밤하늘도 별 용하고 잠이 들었다.
은 맑고 밝았다. 그 차갑던 오산의 겨울밤 별을 헤일 때도 이
렇게까진 밝게 빛나는 별들의 잔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 정말 2013년 2월 17일(일요일).
이지 이곳은 지대가 높고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작은 별들도 호롬보산장, 내 생일
너무나 선명하게 보인다.
산장 아래 빙하가 녹아 흐르는 계곡물에 마음도 닦고 세수도 음력 1월 8일은 내 생일이다.
하고 발도 닦아 보려고 한 움큼 손에 물을 담는 순간 너무나 오늘은 고소적응을 위한 예비일로 조
차가웠고, 물에서 손은 바로 빼냈다. 식 후 마웬지봉의 갈림길(4,200m)까
가이드의 말대로 포터에게 따뜻한 물 한 바가지 얻어 세수하 지 고소 순응을 위해 올라갔다.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