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오산문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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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VOL. 73 osan culture
식사 자리에서의 모습들은 푸석푸석하다. 대충 아침을 때운 후 입산 수속 및 가이드를 배정받았
우리 일행은 킬리만자로의 입구 출발점인 마랑구 게이트로 가 다. 간단한 인사와 인사말 ‘쟘보!’를 외
기 위해 전용 버스에 몸을 실었다. 치고 쟘보 킬리만자로 노래를 셀퍼들
처음 본 사람으로 현지 가이드 겸 여행사 실장이라는 다부지 과 함께 부르며 스틱을 맞대어 파이팅!
게 생긴 검은 피부의 젊은 가이드의 서툴지 않은 한국어 안내 을 외치고 만다라 산장(2,720m)으로
를 귀담아 들으며 마랑구 게이트(1,970m)로 향했다. 향했다.
낯설은 바깥 풍경에 잠시 눈을 돌렸지만 이름이 기억되지 않 평평한 열대 우림지역을 지나는데 천
는 가이드의 코메디언 같은 말재간에 나는 이미 정신을 뺏기 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란다. 맨 앞의
며 집중하고 있었다. 안내자는 뒷짐을 짚고 걷는데 그야말
간간이 보이는 어린아이들의 모습, 낯설고 힘들어 보이는데 길 로 양반걸음에 팔자걸음이다. 답답하
옆에 앉아 망치로 돌을 깨고 있는 모습은 너무 힘겨워 보인다. 지만 고산증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라
건축자재로 쓰기 위한 작업이란다. 니 따라 할 수밖에…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이곳을 보며 우리는 감사한 이렇게 걸으면 첫 관문인 만다라산장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랑구 게이트에 도착한 까지 약 5시간이 걸린단다. 이 정도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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