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오산문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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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문화
신발, 의류, 배낭류, 세면도구, 산행장비 등등 엄청 많았다. 그 “산을 전혀 다니지 않았던 사람도 있는
런데 이건 뭐지? 감기약, 두통약, 소화제, 지사제, 청심환, 이 데요?”
뇨제… 뭔 준비한 약이 이렇게 많은가! 이제야 아차 싶어 컴퓨 “괜찮습니다.”
터에 묻는다. “고산증은요?”
고소증이란? 증세는? 어떻게 극복하나? 등등을 찾아보는데 “견딜만 하구요. 천천히 적응하면서 올
별의별 처방이 많다. 그중에 특이한 것은 고소증을 느낄 때 라가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준비하란다. 효과가 틀림없이 “진짜죠?”
있단다. 의심 많은 나는 다음날 잘 아는 약사님을 찾아 물었더 “네!”
니 고소증에는 학술적으로 처방되는 약이 없단다. 큰일이다. 휴! 진짜겠지. 마음 편히 먹고 도전하
고소증,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알아보고 여행후기를 찾아보니 자. 해보지도 않고 걱정부터 하는 바보
심한 사람은 죽을 만큼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한다. 친구들을 처럼 살아오지는 않았지 않은가?
안심시켜 간신히 꼬드겨 별거 아니라고 허락을 받은 상태인데 도전!
데리고 갔다가 고생이라도 심하면 그 후한이 두렵기도 하고 걱
정이었다. 2013년 2월 13일(수). 인천국제공항
아무튼 좋다고 하니 비아그라도 처방받아 준비하고 제약회사
다닐 때의 경험과 약사님의 도움으로 각종 상비약을 한 보따 인천공항 3층 C 카운터 집결. 대한항
리 사가지고 나왔다. 걱정도 되었고 너무 생각없이 결정했나 공 KE959편 케냐 나이로비행 18시
싶기도 하였다. 적잖은 나이에 무모한 짓 하는 것은 아닌가 싶 30분 출발!
기도 하고 주선한 사람으로서 후회할 짓 하는 건 아닌가 싶기 며칠 전부터 짐을 챙기니 집사람과 나
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이후로 출발 전날까지 컴퓨터 속에 의 카고백 크기가 엄청나다. 소형 배낭
빠져 있는 나는 킬리만자로 등반에 필요한 모든 것을 섭렵하 또한 각종 준비물과 상비약, 건과일,
여 동반자들에게 매일 전했다. 초코렛, 사탕, 육포 등등 엄청나다. 밖
궁금하다. 인솔자 윤인혁씨는 경희대 재학시절 산악대장도 했 에 나가서 몇 개월 살아도 되는 분량
고 킬리만자로 정상을 여러 번 밟은 베테랑이란다. 전화를 걸 의 살림살이는 될 듯하다.
었다. 산악인 김석렬과 옷 모양만 산악인 같
“안녕하세요. 2월 13일 산행을 함께 하기로 한 오산의 정진흥 이 갖춰 입은 오산사람 여덟 명은 나
입니다.” 라라도 구하러 가는 독립군들처럼 메
“걱정돼서 전화하셨지요?” 고 들고 오산버스터미널에서 인천공항
“네! 우리 같은 초보자들도 갈 수 있나요?”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직은 황
“그럼요!” 량한 겨울풍경을 즐기며 꽤 더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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