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오산문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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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VOL. 73  osan culture









                                                                    우리 집사람을 비롯한 아주머니들은
                                                                    오랜만의 외출이라 그런지 좋단다. 끝

                                                                    나고 밥도 먹고 막걸리도 한잔 걸치고
                                                                    수다도 좀 떨고 만난 김에 남편 흉도
                                                                    좀 보고 신났다.



                                                                    사람의 앞날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역시 인생이다.
                                                                    체력관리를 잘하여야 한단다. 일찍 자
                                                                    고, 잘 먹고, 무리하지 말고 스트레스

              수도 있으니 함께 하자는 말이 자꾸 귀에 와닿는데 아무튼 나                     안 받고, 그야말로 모범 어린이가 되어
              는 궁금한 점이 많아졌다.                                        한 달 후 출발할 때는 컨디션 최고상

              이렇게 시작된 킬리만자로 등반이다.                                   태로 만나기로 하였다. 훈련을 마무리
                                                                    하고 인솔자 윤인혁이라는 사람의 연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락처와 그리고 아프리카 및 킬리만자
                 때문이야                                               로 여행정보, 세부 일정표, 트레킹 준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비물, 주의사항 등을 문서로 받아들었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다.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아직도 피부로 느끼는 실감은 나지 않
                                                                    았으나 가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그 당시는 이 노래 구절이 나의 마음을 대신했다고나 할까, 나                    젖어들었다. 들뜬 마음으로 인천공항

              는 킬리만자로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가기로 했다.                     까지 가서 케냐 입·출국 시 필수사항
              쉽게 생각하고 귀가 얇은 나는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을 꼬드                      인 황열병 예방접종도 하고 여권에 국
              기고, 와이프를 설득하고, 어느새 나는 킬리만자로의 홍보대                      제공인 예방접종증명서도 상장처럼 붙
              사가 되어 있었는데, 멋모르고 시작한 고난의 행군은 지금부                      여놓았다. 접종 의사선생님이 장티프
              터 시작임을 그때는 몰랐다.                                       스도 접종하는 게 좋다고 권하시지만

              이번 산행을 제안한 산악인 후배 김석렬로부터 통보받은 계획                      주사 맞기 싫어서 패스하였다. 집에 오
              표대로 체력훈련도 하고 배낭 메는 법, 스틱 이용법, 등반 중                    니 큼지막한 카고백 두 개가 와 있었는
              안전수칙 등을 교육시키는데, 그는 제법 산악인답고 그럴듯하                      데 엄청 크다. 그 속에 두툼한 침낭도

              다. 이 당시는 나도 반은 산악인의 마음이 되었었다.                         들어 있고 트레킹 List도 들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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