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오산문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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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VOL. 73  osan culture









              2013년 2월 16일(토). 만다라산장, 호름보산장                         어느덧 열대 우림지역을 뒤로하고 풀
                                                                    은 마르고 나무는 관목으로 무릎아래

              산에서의 첫 밤은 개운치가 않고 찌뿌듯하여 기분이 언짢았                       크기이며 황무지 지대이다.
              는데 해는 벌써 중천에 뜨고 아침식사를 하란다.                            눈앞에 마휀지봉이라는데 4,200m란
              식사 후 커피에 초콜릿으로 당을 보충하고 안내자의 지시에                       다. 숨도 차고 걸음도 점점 무거워지고

              따라 체조로 몸풀기를 하고서는 호룸보산장(3,720m)을 향했                    집사람이 걱정인데 아직까지는 씩씩하
              다. 오늘의 등반 고도는 1,000m이며 6~7시간이 걸리는데 본                  다. 바위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고 휴식
              격적인 고산증세를 느낄 수 있으니 되도록 천천히 걷고 움직이                     을 취하고 힘이 드니 약간의 불만의 볼
              란다.                                                   멘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또 걷는다. 다리는 이미 천근만근인데

                                                                    그래도 사람보다 더 큰 신기하게 생긴
                                                                    선인장, 이상하게 생긴 관목들, 척박한
                                                                    땅. 이곳에도 생명력은 강하다. 감탄하

                                                                    게 한다. 처음 마주하며 보는 자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눈에 담
                                                                    고 즐기며 고산증을 잊어보려 하였지
                                                                    만, 역시 머리는 아프고 숨은 가슴에
                                                                    차다. 꽤나 힘든데 후배 산악인 김석

                                                                    렬! 이 후배는 대단하다.
                                                                    앞뒤로 나다니며 사진도 찍어주고, 비
                                                                    디오 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한다. 힘

                                                                    이 들 때는 역시 가족을 찾는가 보다.
                                                                    집사람은 남편인 나 말고 자식들 한
                                                                    명, 한 명을 특히 어린 손주, 손녀들 이
                                                                    름을 호명하며 힘을 달란다. 가족의
                                                                    귀중함을 또 한 번 생각하는 하루를

                                                                    보낸다. 해질무렵이 되어서야 호룸보산
                                                                    장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각국의 사람들과 포터들

                                                                    이 쳐 놓은 텐트가 이색적이다.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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