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오산문화총서 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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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험천전투(險川戰鬪)의 패전



                가장 먼저 남한산성 구원에 나선 근왕군(勤王軍)은 충청도 군사였다. 지리적으로 가까웠던 충
                                                                                   11)
               청근왕군 8,000명은 충주와 공주에서 급히 상경하였다. 충청감사 정세규(鄭世規) 와 충청병사
                           12)
               이의배(李義培) 는 인조가 근왕령을 보내기도 전에 출격에 나섰다. 청의 기마군단이 안주를 지
               났다는 급보가 한양에 도착한 다음 날인 12월 14일이었다.
                                                        13)
                충청근왕병에는 공주 영장(營將) 최진립(崔震立) , 보령 무장 인발(印潑)도 참전하였다. 두 장
               수는 임진왜란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무장이었다. 공주 영장 최진립은 70세의 백전노장이었고,
               보령 무장 인발 또한 67세의 백전노장이었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충청 지방의 속오
                       14)
               군(束伍軍) 을 이끌고 출전하였다.
                                                                         15)
                12월 20일, 정세규의 근왕병은 수원(現 오산)의 독성산성(禿城山城) 에 머물렀다. 독성산성
               은 임진왜란 때 전라순찰사 권율이 왜군을 물리친 산성이었다.

                12월 21일, 충청감사 정세규는 충청근왕병을 이끌고 독성산성을 나섰다. 경기도 성남과 용인
                                      16)
               의 경계인 험천(險川=黔川) 에 진을 쳤다. 공주 영장(營將) 최진립(崔震立)과 보령 무장 인발
                                                         17)
               (印潑)은 험천 후방인 용인 죽전의 이진산(夷鎭山) 에 진을 쳤다. 풍덕천(=성복천)을 해자(垓
               子)로 삼아 청군에 대적하였다. 이때 충청병사 이의배는 경기도 안성의 죽산산성(竹山山城)에
               진을 쳤다.

                충청근왕병의 선발대는 과천과 남한산성의 중간인 헌능(憲陵)에 이르렀다. 그날 밤에 불화살
               을 쏘아 충청근왕병이 도착하였음을 남한산성에 알렸다. 충청감사 정세규는 경상도와 전라도
               근왕병의 북상을 기다려 함께 작전을 펴고자 준비하였다.

                12월 27일 아침, 겨울 안개가 자욱하였다. 이날 청군의 장수 양고리(楊古利)가 300여 기마병
               으로 충청근왕병의 동태를 살피러 나왔다. 적장 양고리는 청 태조 누르하치의 사위이자 청 태종

               황타이지의 매형으로 청군의 가장 용맹한 장수였다.





               11) 정세규(鄭世規), 조선시대 지의금부사, 우참찬,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12) 이의배(李義培), 조선시대 전라좌수사, 안동부사, 공청병마절도사 등을 역임한 무신이다.
               13) 최진립(崔震立), 조선시대 경기수사, 전라수사, 공주영장 등을 역임한 무신이다.
               14) 속오군(束伍軍), 1594년 임진왜란 때 양인과 천민으로 편성한 지방 군대, 지금의 향토예비군이다.
               15) 독성산성(禿城山城), 오산시 지곶동 독산(禿山)에 위치한다.
               16) 험천(險川=黔川), 용인시 탄천에 근접한 동막천(東幕川)의 하류, 장마 때 물이 크게 범람하여 험천이라 불렸다.
               17) 이진산(夷鎭山), 임진왜란 때 왜이(倭夷)가 진(鎭)을 친 산이다.



               64  임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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