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오산문화총서 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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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오산 지두서와 경기도당굿
경기도당굿은 주로 세습 남무인 화랭이들이 이끌어가는 마을굿이다. 굿의 절차는 굿을 후원
하는 당주의 집에서 연행하는 당주굿을 시작으로 굿터의 부정을 깨끗이 하는 부정굿, 환인·환
웅·단군 등 삼신을 주신으로 모시는 제석굿, 군웅신을 모시는 군웅굿 등 크게 12거리를 진행한
다. 12굿거리에 지두서의 무가 내용이 모두 나오는 것은 아니며 굿의 필요에 따라 일부분이나
상당 부분이 포함돼 나타난다. 지두서는 크게 하늘과 땅 등 천지만물의 탄생을 중국 고대 신화
에 등장하는 인물과 함께 노래하는 ‘천지개벽’, 중국 고사에 나오는 산 등 지역을 언급하는 ‘산세
풀이’, 우리나라의 국가와 임금을 나열하고 순서에 따라 구술하는 ‘치국잡기’, 도읍을 마련하고
통치기관의 형성과정을 노래하는 ‘도읍마련’, 굿 날짜를 정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과정을 나
타내는 ‘굿의 준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도당굿의 연행 과정에서도 ‘천지개벽’ ‘산세풀이’
‘치국잡기’ ‘도읍마련’ ‘굿의 준비’ 등 지두서 내용이 포함되어 나타나는데 특히 중요 굿거리 중
부정청배, 조상청배, 군웅노정기에서 두드러지게 포함되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인
천 동막, 부천 장말에서 오산 화랭이 이용우가 연행한 경기도당굿 부정청배, 조상청배, 군웅노
정기의 내용 중 지두서의 내용과 같은 부분을 발췌해 싣는다①.
① 1980년대 연행된 경기도당굿에서 녹음한 이용우의 무가를 목진호가 녹취해 기록한 「경기도
당굿의 화랭이 연구」 에서 정리함
부정청배
(중략) 천황씨 천하마련 지황씨 지하를 마련하고
염제신농씨 태후복후씨 선농씨 농사마련할제
역산에 따비요 이뤄서
높은 데는 밭을 일고 깊은 데는 논을 이뤄
구배곡식 씨를 던져 위에로 걸가지
(중략) 도당씨 시절이라 단군 이천년이요 기자 천년이라
166 박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