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6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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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2)
이외에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지금도 연구되는 <아기장수 이야기>이다.
그럼 여기서 구체적인 세가지 유형의 실제 이야기를 풀어보고 살펴보자.
옛날에 현재의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아호리의 큰뜸 마을에 박씨(일명 아호리박씨) 부인과 함께
단란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부부는 정안수를 떠다 놓고
산신령한테 빌었다. “신령님, 저희에게 자식 하나만 점지해 주십시오.” 부부는 하루도 빠짐없이 정성
껏 빌었다. 이들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박씨의 아내에게 태기가 있었다. 그리고 부인이 열 달 만
에 옥동자를 낳았다. 부부는 기뻐하며 아기 곁을 떠날 줄 몰랐다.
아기가 태어난 지 삼 일째 되는 날이었다. 부인이 마당에서 방아를 찧고 있는데 갑자기 방 안에서
‘푸다닥’ 하는 소리가 났다. 깜짝 놀라 방안을 들여다보니 아기는 혼자 놀고 있었다. 부인은 방문을
닫고 방아를 찧으면서 “내가 잘못 들었나? 분명히 방 안에서 소리가 났는데. 참 이상한 일도 다 있구
나”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또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부인이 살금살금 방으로 다가가 문틈으로 방 안을 들여다보
았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태어난 지 불과 삼 일밖에 안 된 아기가 시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놀고
있는 것이었다. 부인은 남편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니 남편이 깜짝 놀라 “큰일이군. 예삿일이 아니야.
이놈이 성장하여 장수가 될 것이 틀림없소. 그러니 어찌하면 좋단 말이요?” 하며 걱정을 했다.
옛날에는 평민이 장수를 낳으면 관가에서 삼족(三族)을 멸했다 하니 이들 부부가 걱정하는 것은 당
연하였다. 그래서 부부는 아기를 죽여 후환을 막기로 결정하고 다듬잇돌로 아기를 눌러 죽였다. 어린
장수가 죽은 뒤 3일 후 새벽에 용마(龍馬)가 그 집에 나타났다. 집 주위를 배회하던 용마는 아기가
죽은 것을 알고 또한 죽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용마를 갯벌에 묻고 그 무덤을 말무덤이라고 불
렀다. 그런데 이 말무덤은 일제강점기에 논산천제방 공사로 인해 없어졌다고 한다. 13)
「아호리의 아기장수와 말무덤」-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아기장수 이야기이며, 이 유형의 이야기에는 아기가 모두 날개를
갖고 있어 <날개형>이라 부른다.
태어난 아기가 3일째 되는 날 시렁 위를 오르내리며 노는 것이 어머니에게 발각이 되고 아버
지는 아기가 장수가 되면 삼족(三族)이 멸족(滅族)한다고 걱정한다. 그래서 부부는 아기를 죽이
12) 황승업 <아기장수 설화에 나타난 공포와 그 현대적 지속에 대한 연구> 건국대 석사학위 논문 2014
13)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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