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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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형>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제1유형>(날개달린 아기장수와 용마)이라고도 하며, 아기에게 날

               개가 있다고 해서 <날개형>으로 칭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날개형>으로 분류하겠다.
                또 다른 유형의 아기장수이야기는 죽임을 당하지만 바위속에 곡물과 함께 묻혀있는 동안 재
                                                                                       4)
               기를 꿈꾸다 기한이 다하기 직전 어머니의 발설로 실패하고 만다. 이 이야기는 40여편 이 이에
               속하는데 첫 번째 이야기보다 복잡한 서사구조를 갖고 있다. ① 윗도리만 있는 아기가 태어난다
               ② 세살 때까지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다가 지나가는 남자(장군, 관군 등)에게 비범성을 노출

               한다 ③ 아기가 콩한말은 볶아달라며 어머니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할 금기를 당부하나 어머니
               의 부주의로 금기가 깨진다 ④ 어머니의 금기파기로 콩한알이 부족해 아기가 죽는다 ⑤ 아기는
               죽으며 콩, 팥 등 곡식을 함께 묻어 달라며 어머니에게 또 다른 금기사항을 신신당부한다 ⑥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나 어머니를 협박하고 회유하여 또 다시 아기장수가 묻힌 곳을 발설하게 한다.
               ⑦ 바위를 들어내자 바위 속에서 군사와 무기를 준비중이던 아기장수가 재가 되어 날아간다.
                이 유형의 이야기는 구조가 복잡한데 어머니의 실수나 부주의, 협박에 의해 아기장수가 실패

               하고 만다. 이 유형을 <제2유형>(어머니의 배반으로 실패한 아기장수), 또는 바위에 숨는다 하
               여 <은신형>이라 하기도 하고, 아기장수가 기존 질서(관군, 장군 등)에 맞선다해서 <대결형>으
               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복잡하게 확장되었다고 <확장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는 아기가 기존 질서에 본격적으로 맞선다는 의미에서 <대결형>이라고 칭한다.
                또 다른 아기장수는 날개를 제거당하고 살아가게 된다. 세 번째 유형은 주로 제주도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으며 아기가 생존한다 하여 <생존형>이라 칭한다.
                세가지 유형의 이야기 모두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장수가 부모를 비롯한 근친자
               들에 의해 죽거나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렇게 실패한 아기장수의 이야기가 그것도 가장 아기와 밀접한 어머니의 동의 또는 과오로
               죽는 이야기가 오랜 세월동안 전승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아기장수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연구되어 왔다. 1970년대 장덕순과 조동일을 필두로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 성과를 쌓아오고 있다.
                강진옥은 아기장수가 민중들의 현실적 역경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인식하기 이전에

               장수탄생으로 받게 될 지배층으로부터의 고난을 피하고자 결국 자신들의 구원자를 스스로 결단
               (決斷)해 버리고 만다고 했다.       5)





               4) 김영희 앞의 논문 7쪽
               5) 강진옥 <한국전설에 나타난 전승집단의 의식구조 연구> 이화여대 석사학위 논문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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