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오산학 연구 1집
P. 172
오산(烏山)의 지명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고려 원종 때도 사용되었고, 조선시대 초기에도
오산원천(烏山院川), 오천(烏川)등의 오산천 지명에서 보듯 이미 보편화된 지명인 것이다. 이
시대에 지금처럼 까마귀를 부정적으로 보았다면 오산에 까마귀가 아무리 많았어도 지명으로
사용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시 정의하면, 오산(烏山)은 까마귀가 많고 산(山-구릉이지만, 오산 면적의 70%)이 많아
생긴 지명을 가진 곳이다.
길조로 알려져 있던 까치나 비둘기가 현재 흉조로 인식되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 생각된
다. 그저 새는 새인 것인데 말이다.
5) 오산의 시조(市鳥)를 비둘기에서 까마귀로 바꿔야 하는 이유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에 의해 까치는 2001년에, 비둘기는 2009년에 인명이나, 항
공기,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로 지정되었는데, 이미 우리 주변에 이러한 의미 전도는
비일비재한 것이다. 흉조니 길조니 하는 분별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단지 인간의 이
기심 즉 지구는 인간만이 혜택을 누리고 살아야 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인간의 욕심이 얽힌 사
고에 의했다고 밖에는 달리 얘기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오산을 상징하는 시조(市鳥)는 비둘기이다. 오산시가 시조로 비둘기를 선정한 이유에
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어서인 것 같다. 첫째는 오산이 시로 승격되던 시기에는 88서울올
림픽이 열린 바로 직후였다. 당시 올림픽을 통한 세계 평화가 화두였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
하는 새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가 거부감 없이 비둘기를 시조로 선정한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정은 개성이 없는 상징성을 갖게 되는 주요 요인이 된다. 둘째는 오산이 화성군에서
오산시로 분리되어 지자체가 되는 과정에서 화성군의 상징물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정한 것도
큰 이유가 된다. 당시 화성군의 시 상징물은 시조 비둘기, 시화 개나리, 시목 은행나무이다. 현
재도 이 상징물은 화성시의 상징물로 존재한다.
경기도 시, 군 지자체 31곳 가운데 9곳이 비둘기를 시 상징 새로 정하고 있다.
개성이 없는 상징성을 가졌다고 본다. 그리고 유해 조류로 분류되어 있다.
170 남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