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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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는 이러한 한민족의 문화 계통성과 문화 공동체 인식을 고찰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렇게 까마귀는 우리 한민족에게는 보통 새가 아닌 한민족을 상징하는 새인 것이
다.
또, 오(烏)는 검다는 뜻도 갖고 있다. 고대에 검은 색은 신성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했다.
산(山)도 위로 하늘과 통하고 아래로 세상과 연결되는 상징성을 갖고 있으므로 신성으로 통
한다.
이 모든 상징성을 오산(烏山)의 어원에 적용하면 오산이라는 지명은 신성(神聖)과 충효(忠
孝), 지혜(智慧) 그리고 용맹(勇猛)의 도시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겠다.
4) 오산 시조(市鳥)의 부정적인 선입견과 오독
현재 오산(烏山)을 상징하는 시조(市鳥)는 비둘기이다. 그러나 오산이라는 지명 속에는 까마
귀가 들어있다. 그러니 시민들이 느끼는 상징 새를 통한 정체성에 혼란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
다. 까마귀가 흉조라는 근거 없는 선입견에 오독되어 불편한 마음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은 현재 오산시의 상징 새인 비둘기가 까마귀가 흉조이기에 비둘기로 정한 것으로 생
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도 오산의 지명과 지명 속에 나오는 까마귀와 오산시의 상징 새
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까마귀의 좋은 상징성을 찾아내 우리 오산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라 생각하
며, 흉조라는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인 생각에 묶여 오산이라는 지명에 우리 스스로 모욕을
가하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수원(수주, 수성, 매홀)이 물과 관계된 도시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유난히
오산에서만 오(烏)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식의 오류(까마귀는 흉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롭게 기억하고, 기록되어야 할 오산이야기 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