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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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까마귀의 상징성과 오산(烏山)의 의미
오산의 지명 속에 들어 있는 새, 까마귀(烏)는 고대에는 신성한 새였고, 충효를 상징하고 우
리 민족에게는 까치와 더불어 농경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새였다.
해 속에 보이는 삼족오는 단순한 까마귀가 아니라 상서로움을 주는 서조(瑞鳥)의 상징이며,
나중에는 주작이나 봉황으로 바뀌어 우리 역사에 나타난다. 이러한 삼족오의 일상문(日象文)
은 고구려 이후 고려, 조선, 대한제국에서도 보이며, 현재 대통령 문장(紋章)과 국새 장식에도
사용되면서 면면이 이어져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 맹금류에 속하는 까마귀는 긴 부리와 가
는 목을 지닌 물새와 함께 솟대에 올려지는 새이기도 하다(김주미, 『한민족과 해 속의 삼족오』,
학연문화사, 2010.).
고구려의 삼족오의 세발 달린 까마귀는 고구려의 지배자가 천손족임을 상징한 것으로 태양
안에 그려진 삼족오는 신성한 새였던 것이다.이 문양이 시대에 따라 주작이나 봉황으로 바뀌
어, 고구려를 이어 고려, 조선, 대한민국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또, 삼한시대 솟대의 세 마리 새 중 한 마리는 까마귀였다.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는 신성한
새였다.
반포라는 말의 유래도 까마귀의 어미를 돌보는 습성에서 생겼다. 반포는 바로 부모에게 효
를 행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반포지효).
까마귀는 지혜가 많은 새로도 알려져 있어, 깃털달린 영장류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이
다
그리고 까마귀는 조류 분류학상 맹금류로 분류되어 용맹성도 갖추고 있다.
『삼국유사』「사금갑조」에는 까마귀가 신라 소지왕을 도와 왕을 죽이려는 궁주와 중을 처단케
하는 충(忠)을 다했다는 기록도 전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왕이 까마귀에 대한 보답으로 대보
름날 민속이 생겼고, 약식도 이 고사에 기인한다.
168 남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