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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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탑동의 탑돌이 이야기
지금은 탑동에 가보아야 아무 흔적도 찾을 길이 없지만, 옛날부터 탑에 대해 전해오는 이야
기로는 들판에 덩그렇게 서 있는 탑은 야탑, 읍내에 서 있는 탑은 읍탑, 그리고 탑이 있는 곳을
가리켜 탑골이라고 한다.
그런데 구수원 탑동에 있던 것은 읍탑에 해당되며 그 탑에 대한 전설을 알아보도록 한다.
때는 고려 초였으며 개성에서 남쪽으로 진격을 하던 군사들이 지금의 군포 금정리까지 중선으로
와서 광교산을 넘을 때는 음력 그믐밤이었다고 하며, 촌보를 옮기기가 어려웠다고 하여 일부 척후
병만이 사주 경계를 하면서 광교산 정상에 올라가 전방을 바라보았으나 지척을 분간할 수 없어 잠
시 쉬고 있을 때 갑자기 전방이 멀리까지 환해졌다고 한다. 척후병들은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에 놀
라 불빛이 비치고 있는 곳을 찾아가보니 땅에 박힌 바위에서 서광이 비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
체 없이 상부에 보고하니 곧바로 지휘관은 진격 명령을 내리고 구수원 쪽을 향해 진군하였다고 한
다. 고려군은 천우신조로 얻은 기회를 놓칠세라 일사천리로 구수원읍까지 당도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읍탑에서 남쪽으로 머리까지 서광이 비치니 지휘관은 즉시 진격을 명령하여 계속
남진하였다고 한다.
이윽고 전쟁은 완전히 끝나게 되어 왕건이 광교산에 있었던 일을 듣고 명하기를 멧부리에서 서광
이 비쳤으니 그 산 이름을 광악산(光 빛광嶽 멧부리 악)으로 이름을 짓고 그 산에 산신제를 크게 지
내도록 하라고 명하였다 한다.
한편 구수원 읍탑 이야기를 들은 다음, 왕건은 수주 읍내에 서있는 탑을 위해 천지신명께 해마다
제를 올리고 백성들에게 소원성취를 하려거든 여가를 선용하여 탑돌이를 하면서 소원을 빌도록 하
라고 방을 써 붙였다고 한다. 어찌된 일인지 많은 백성들이 돌기 시작하였고, 소원을 빌기만 하면
어김없이 성취되었다. 이 소문이 멀리까지 퍼지자 찾아오는 백성이 많아졌고 주야로 탑돌이 하는
수효가 많아 줄을 이었다고 전한다.
탑의 생김새나 몇 층 탑인지 또 석탑인지, 목탑인지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없지만 분명히 탑
이 존재하였기에 오랜 세월 동안 탑동이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는 것을 볼 때 어김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야만 할 줄로 생각한다,
참고문헌
* 김동복, 『옛수원 새수원』, 이화문화출판사, 2011.
새롭게 기억하고, 기록되어야 할 오산이야기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