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4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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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식이는 체격이 우람하고 먹는 양도 많았지만 힘이 세어 억식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이었

               다. 억식이가 한참 생각한 후에 “마땅한 여자가 있으면 살림을 해보고 싶은데…”라고 하니 여
               인은 내심 반가워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하늘이 주신 인연이니 우리 함께 열심히 일하며
               살도록 합시다.”하였다.

                  억식이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우리 그렇게 삽시다.”라고 하며 여인을 위로 하였고 이튿날부
               터 닥치는 대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동네사람들이 보고 “대단한 일꾼이 우리 동네에 들어왔

               구만.”이라고 하였다.
                  얼마 후 부인은 친정에 가서 아버지와 오빠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모시고 와 소개하
               자 억식이는 수줍은 듯이 공손히 인사를 하고 두 사람이 묻는 대로 대답하였다고 전한다.

                  이리하여 두 남녀는 친정 도움으로 부지런히 노력하면서 길일을 택하여 혼례도 올렸으며
               어느덧 일 년이 지나 부인은 아기를 몸에 품었고, 양지 바른 곳에 새집도 짓고 억식이는 워낙
               타고난 힘이 좋아 일감이 밀릴 정도였다. 하루는 장인의 권고로 달구지를 사서 닷새 장꾼 짐을

               운반하게 되어 단골 짐꾼 노릇을 하였고 갈수록 일거리는 늘어났다.
                  하루는 우연히 장에서 삼촌을 만나 밀린 회포를 풀기도 하였는데, 억식이가 홍수에 밀려 구
               사일생으로 살았다는 소문이 수원, 평택 일원에 퍼지자 “수원 사람은 매운 사람이야. 동짓달

               물속으로 30리를 가는 사람이야.”라고 하면서 모두들 말하였고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일원에 퍼
               졌다 한다.



                                                  참고문헌



               * 김동복, 『옛수원 새수원』, 이화문화출판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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