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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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오산 사투리 ‘짜장’
오산이란 곳은 관아자리로 추정되는 누읍동의 동쪽에 있는 마을로 오산리라고 하던 곳이다.
이곳에 저자(시장)가 생기면서부터 오산이라는 이름이 오산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며, 현재
도 오산장이 3, 8일에 열린다.
옛 수원 읍치가 신읍치 화성으로 이읍된 뒤 계속해서 저자 구실을 해오다 불행하게도 일제
강점통치를 받게 된 뒤 왜인 상인들이 꾸준하게 상권을 유지했던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서울 사람들은 수원을 말할 때 구수원을 들먹였으며 오산사람들이 말
할 때 사투리를 쓰면 어리둥절하고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하였다.
어느 시대건 어느 지역이건 표준지로 지정받지 못한 곳은 사투리를 쓰는 지역으로 되며, 우
리나라는 서울 이외의 말은 모두 사투리로 치부된다. 오산도 이러한 이유로 사투리가 존재하
며 오산 사투리를 알아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울에는 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어 자연스럽게 서울토박이와 접촉
을 많이 하면서 생활해 오고 있다.
그런데 하루는 옆집에 사는 이웃 오산 아저씨가 다정하게 하는 말이 “나, 오늘 청요리 먹었다.”라고
자랑삼아 말을 하고는 양지에 앉아 이를 쑤시면서 “자네도 한번 사먹어 보게.”라고 은근히 자랑을
하였다 한다.
이 시절만 해도 청요리 값이 만만치 않아 보통사람들은 호떡이나 만두 정도면 몰라도 요리는 감히
꿈도 못 꿀 때였다. 이 말을 들은 서울 총각은 오산 아저씨보고 “그 비싼 것을 어떻게 먹어요?”라
고 하니 오산 아저씨는 “짜장 맛있으니 꼭 한번 먹어보게.”하며 은근히 권하였다. 서울 총각은 생전
처음 ‘짜장’이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더더욱 궁금해졌고 도대체 ‘짜장’이 무엇이기에 그럴까 하고 재
차 물으니 말씀 하시기를 “짜장이란 말은 오산사투리인데, ‘정말’, ‘참말’, ‘진짜’, ‘아주’라는 뜻이야.
짜장 맛있더라.”고 재차 말해주었다. 입맛을 다시면서 또 묻기를 “재료가 무엇인데 그렇게 맛이 좋
아요?”하고 물으니 “재료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짜장 맛이 있더라.”고 하면서 앞으로 친구하고 자
주 사먹을까 생각중이라고 하면서 볼일 보러 간다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오산 아저씨는 밥맛이 없
어 중국집에 들어가 맛있게 국수(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나서 “짜장 면 맛있구나.”하니 주인이 “맛
이 좋아요, 짜장면.”이라고 하면서 문간에다 “짜장면집”이라고 써 붙였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이를
보고 “짜장면이 무엇이야?”하면서 먹어보자 하고 몰려들어 앉을 자리가 없이 꽉 차게 되었고 먹고
나오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는 말이 “짜장면 맛이 좋구나.”라고 하자 이 말이 퍼지기 시작하였다
고 한다. 오산 사투리 한마디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과 같이 넓은 서울에 급속도로 퍼
져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그 사람에게 얼마나 맛있느냐고 물어보았다 한다.
새롭게 기억하고, 기록되어야 할 오산이야기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