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오산문화총서 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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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을 討伐殘國/軍至窠南으로 읽은 학자들의 오독에 있다.
국군(國軍)의 의미를 모르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없다. 초등학생이면 국군의 의미를 아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 국군은 육군과 해군과 공군을 통칭하는 의미이다. 그리고 삼국시대의 국군
은 보기(步騎)와 수군(水軍)을 통칭하는 의미였다. 그러므로 열도로 망명하고 남은 백제의 세력
이라고 할 때의 쓰임도 잔국(殘國)이 아니라 백잔(百殘)이어야 맞다. 광개토왕비문의 쓰임 그대
로다.
광개토왕비문 제1면 9행에 쓰인 國軍은 보기(步騎)와 수군(水軍)을 통칭하는 의미다. 고구려
광개토왕이 이잔(利殘) 58城을 공취하면서 보기와 수군의 양면작전을 구사하였음을 증명하는
표현이다.
21) 백제 지명 東韓
일본서기에는 고구려에게 빼앗긴 백제 지명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AD 396년, 고구려 광개토
왕이 討한 백제 이잔(利殘)의 위치가 그대로 나타난다. 그래서 광개토왕비문의 마멸된 글자를
되살릴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백제 지명은 침미다례(枕彌多禮,강화도?), 현남(峴南,충북?), 지침(支
侵,충남서부?), 곡나(谷那,황해도?), 동한(東韓,강원도?) 등이다. 괄호 안의 한글지명은 필자가
비정한 석문이다.
이 중에서 東韓이란 지명의 쓰임이 눈에 띈다. 한반도의 동서남북을 의미하는 東韓, 西韓, 南
韓, 北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뉘면서 우리는 남한과 북한이란 단어를 유
독 많이 썼다. 그래서 그 위치의 이미지가 분명하다. 그러나 동한과 서한이라는 지명은 조금 낯
설다. 우리가 즐겨 쓰지 않은 까닭이다. 우리 말글을 살려 써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倭 응신천황 8년 3월은 397년 정유년 3월이다. 고구려 광개토왕이 백제 이잔(利殘)을 討한 이
29)
듬해 봄이다. 다음은 일본서기 왜 응신천황(應神天皇) 8년의 기록이다.
29) 응신천황(應神天皇), 완역 일본서기, 전용신譯, 일지사, 1999, 173쪽.
광개토왕비문에 등장하는 모수성은 독산성일까?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