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오산학 연구 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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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과 진위천의 합수머리에 다라고비진(多羅高飛津)이 위치한다. 다라고비진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多羅는 ‘너른’, 高飛津은 ‘높은 돛을 단 배가 머무는’의 의미라고 판단한다. 속칭
‘다라’는 세숫대야보다 넓은 그릇을 일컫는다. 평택평야를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지역에 바다를 의미하는 지명인 갈곶과 지곶이 위치한다. 진위천에 딸린 갈곶동과 황구지
천에 딸린 지곶동이다. 갈곶과 지곶은 아산만으로 열린 가장 상류에 위치하는 포구이다.
온조왕 11년 7월에 왕이 “독산(禿山), 구천(狗川)에 책(柵)을 구축하여 낙랑과의 통로를 막았
다.”의 독산은 지금의 독산성, 구천은 지금의 황구지천으로 판단한다.
온조 일행은 모수성의 독산(禿山, 오산)에 이르러 먹을 것을 구하였다. 독산(禿山)은 쌀독의
독산이다. 용주사의 말사 보적사의 연혁에 의하면 독산성은 삼국시대 이래 쌀을 비축하던 창고
였다.
앞 장에서 언급하였던 오산 금암거북놀이 사설은 매우 흥미롭다. 이제까지의 저자세로 먹을
것을 구걸하던 온조 일행의 태도가 돌변한다. 길라잡이가 나무떡메로 대청마루를 내리치며 먹
을 것을 내놓으라며 고자세로 협박한다. 마한 모수성의 곡식 창고였던 독산(禿山)에서 더 많은
식량을 얻으려는 행위였다고 판단한다.
<도판 21> 독산성 <도판 22> 구천(황구지천)
8) 용인 부아산(負兒山)
모수성을 떠난 온조 일행은 신갈천을 거슬러 용인 부아산에 이르렀다. 용인 부아산은 한남지
맥에 위치하며 용인대학교 유도대학 뒷산이다. ‘소서노가 나이 어린(兒) 온조를 등(負)에 업고
오른 산’이라는 전설의 산이다. 한남지맥(漢南地脈)은 한주(漢州)와 한산(漢山)의 영역이다.
부아산 서쪽에서 발원하는 신갈천은 오산, 평택을 거쳐 아산만으로 흐른다. 부아산 동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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