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오산문화총서 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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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에서 굴렀다는 유래는 믿을 것이 못 된다. 광교산 전투 때 호장(胡將)의 말이 굴렀다는 주장
이 오히려 합당하다. 승전국 청의 감시가 두려워 조선에서는 감히 호장의 군마가 굴렀다고 발설
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말구리는 전라근왕병을 공격하자면 청군이 통과하지 않을 수 없는 고개다. 필자는 전라병사
김준룡 장군이 말구리에 마름쇠(蒺藜鐵)를 뿌려 깔고 목책(木柵)을 세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목
책으로 청군의 진격을 막고, 좌우 언덕에서 청의 기마병을 사살한 것으로 판단한다. 말구리 아
래에 두 개의 터널이 뚫렸다. 용서고속도로의 고기터널이다.
도-12 말구리 도-13 고기터널
(2) 소말구리
소말구리도 말이 굴렀다는 고개의 이름이다. 광교산 동남쪽 소말구리 능선에 위치하며 용인
시 동천동과 신봉동을 남북으로 잇는 고개다. 말구리보다 작은 고개여서 작은 말구리로도 불린
다. 병자호란에 이르러 청군의 말이 굴렀다는 고개로 판단한다. 광교산에 진을 친 전라근왕병을
공격하자면 청군이 통과하지 않을 수 없는 고개다.
필자는 전라병사 김준룡 장군이 이 고개에도 마름쇠(蒺藜鐵)를 뿌려 깔고 목책(木柵)을 세웠
을 것으로 추정한다. 목책을 세워 청군의 진격을 막고, 좌우 언덕에 올라 목책을 넘는 청의 기마
병을 사살한 것으로 판단한다. 청군의 진격을 막는 2차 방어선이다. 소말구리 아래에도 두 개의
터널이 뚫렸다. 용서고속도로의 동천터널이다.
광교산전투, 김준룡장군 전승지 답사기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