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2 - 오산문화총서 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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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선 넓은 운암들에 모내기가 끝나 한창 자라나는 운암들의 햇모 상태와 운암들 위 봄
하늘을 날아 넘나드는 까마귀를 함께 그려볼 수 있다.
매화 22)
남경식
봄 볕이 좋더이다그려
운암들 건너오는 봄바람에
낮으막한 내 낡은 담벼락 꽃망울에도
운암들의 꽃바람은 머물더이다
부푼 가슴은 말이지
단 한 순도 참지 못하겠더이다
그냥 밀고
밀려 들어오는 황홀한 격정을
굳게 여민 내 하이얀 앞가슴만으로는
더는 못 감추겠더이다
그래서
그래서
봄볕에 한껏 터뜨려버렸소이다
이 시에서는 봄볕이 가득한 운암들의 따뜻한 기운과 운암들에서 불어오는 봄볕 기운을 받고
활짝 핀 매화의 만개를 그림처럼 느낄 수가 있다.
22) 남경식 시집, 2003, 『개망초꽃』, 시문학사.
290 강경구·남경식·한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