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1 - 오산문화총서 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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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줄로 해서 앞에서 사람이 끌고 마을의 집집마다에 들어가면 송편, 사탕 등을 얻어먹었다.



                17. 은계동



                 은계동에서는 정월대보름에 <망우리> 한다고 절을 하고, 애들은 깡통을 매서 <쥐불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이 말을 곰곰 따지고 분석하면 이렇다. <망우리 돌리기>와 <망우리>에 공통점

                이 있다. 이는 ‘망월(望月)’이라는 말이다. 즉, 달을 보면서 기원하는 것을 ‘망월’이라고 하였는데
                달을 우러러보면서 짚으로 만든 방망이모양에 불을 붙여 기원을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이렇게 불을 붙여 기원을 하는 장소가 화재의 위험이 없는 장소라면 불을 돌리는 것도 가능하였

                을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깡통에 불씨를 담아 돌리는 깡통놀이의 원조라 추측한다. 그런 까닭
                에 ‘망월’, ‘망우리’, ‘망우리 돌리기’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필자가 경험하고 아는 바로는 망우
                리 돌리기라는 것은 깡통에 불씨를 담아 돌리는 것인데 오산지역에서 조사된 <망우리 돌리기>

                는 짚으로 만든 방망이에 불을 붙여 돌린다고 하여 이해에 혼선이 빚어졌었다. 이를 인정한다면
                망우리 돌리기를 할 때 짚으로 만든 방망이에 나이 수대로 매듭을 묶었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다. 또한 <망우리> 한다고 절을 하였다는 말도 이해가 되는 말이다. 그러나 한편 ‘망월’이란 달

                의 빛깔과 기울기를 보아 한 해의 풍농을 점치는 ‘달점’의 기능도 담당하였음을 추가하여 두고자
                한다.

                 한편 애들이 깡통을 매서 돌리는 것을 <쥐불놀이>라고 제보된 것도 가능한 이야기다. 망우리
                돌리기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논둑에 불을 내어 해충의 알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동네의 어린아
                이들이 이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니 <망우리 돌리기>가 곧 <쥐불놀이>인 것이다. 그리고 만

                약에 어른들이 아직 짚으로 만든 방망이에 불을 붙여 기원을 하는 <망월> 혹은 <망우리>, 또는
                <망우리 돌리기>를 행한다면 <쥐불놀이> 혹은 <깡통돌리기>는 아이들의 놀이였던 것이다.

                 <거북놀이>의 경우 은계동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은계동에서 채록
                된 <거북놀이>의 자료는 매우 소중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제보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추석에 수수를 따서 이엉을 엮어. 빨갛고 넓적한 맨드라미로 귀때기를 만들어 용처럼 만든

                후 나무에 수수깡 이파리를 엮어서 묶어 거북을 만들었다. 거북이 왔는데 “여기 부자집 댁 같아
                서 왔다.”고 “배고프다.”고 “밥 좀 달라.”고 그러면 어떤 사람은 돈도 놓고, 떡도 주고 그랬다.
                거북이 만들어 놓은 거적 뒤집어쓰고 춤추고 집집마다 돌아다녔다.

                 거북이는 어른 거북과 더불어 새끼도 한 두서너 마리 만들었다. 거북이 새끼는 사람이 안 들
                어가고, 수수깡 이파리로 둘둘 말았다. 큰 거북이 뒤를 따라 다니게 만들었다. 그 애미가 드러누



                                                        오산시 민요의 전승 양상과 다리세기노래의 특질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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