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4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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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呈才)를 펼쳤다. 즉, 신청이나 재인청 출신들은 모든 예능 종목을 생활화하여 준비되어 있

               었기 때문에 먼저 국가기관의 악(樂)과 잡희(雜戱)를 주도하였다.
                 재인청이나 신청이 공연집단이었음은 이들이 국가기관 안팍으로 조직되고 전국화 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인청과 신청이 전국적인 조직체로서 20세기 초반까지 이들을 관장하고 있

               었다면 그 조직체계는 국가의 지방행정구역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10)
                 『경기도창재도청안』에 의하면 경기도 재인청에 속한 ‘도청’은 외국 사신들을 맞이하는 백희

               또는 잡희를 위하여 산디를 만드는 일과 나례청 참석과 공역에 응하는 것을 주된 소임으로 밝
               히고 있다.
                 한편, 국가적인 흉년이 들었을 때에는 전국적인 정재들 소집이 아니라 주로 서울에 있는 재

               인들만 불러 산대 공연을 하였다.
                 이들은 조직구도로 경기, 충청, 전라, 경상, 강원, 황해, 평안, 함경도 등 8도의 각 고을까지
               조직된, 재인청, 광대청, 화랑청 소속원으로 조직되었다. 즉, 각 도(道)의 행정조직에 다른 전

               국을 망라하는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으로서 도청(都廳)이 조직되어 있었다.
                 중앙조직의 우두머리는 ‘도대방(都大房)’이었다. 도대방을 보좌하며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도
               산주(都山主)는 2인으로 좌도도산주(左道都山主)와 우도도산주(右道都山主)가 있으며, 그 아

               래로 간사 격인 도집강(都執强) 4인과 도공원(都公員) 4인, 그리고 서무 담당의 도장무(都掌
               務) 2인이 도청의 조직이었다. 이러한 전국적인 중앙 조직 하에 8도별로 조직되었으며, 또 군

               (郡) 조직으로 우두머리인 청수(廳首)와 그 아래로 공원(公員)과 장무(掌務)가 있으며, 청수는
               도청의 대방에게 보고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대방이 공원과 유사를 통하여 전국으로 통문을 보내는 조직은 바로 재인청 도청 조직이다.                           11)



               2. 경기재인청 집단의 역할



                 19세기 말 안성 중심의 김암덕패, 안성개다리패, 오명선패, 심선옥패, 진위패, 원육덕패, 이
               원복패 등의 소위 ‘남사당패’로 알려진 ‘낭청패’들은 옛 재인청에 속했던 낭청패가 분화되어간

               경우이다. 이들 낭청패의 여섯 가지 연행 종목인 풍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 등은
               이미 한국 고대부터 발전해온 공연종목이었지만, 낭청패들이 이를 종합하여 주 종목으로 삼고





               10)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노동은 외 4인), 『경기음악』, 민속원, 2012, 110~116쪽.
               11)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노동은 외 4인), 『경기음악』, 민속원, 2012. 158족.



               232  남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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