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1 - 오산문화총서 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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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군수를 이사장으로 추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화성군중등교육기관설치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두고 일차적으로 오산중학교를 설치하
                기로 결의하였다. 이렇게 되자 이사회에서는 거제도에 가 있는 서영석 교장에게 복교할 것을 권
                했으나 거절당하자 유경로 선생에게 교장이 될 것을 청했지만, 유선생이 거절하자 잠정적으로

                교장서리라도 맡아 달라고 요청해 서영석교장이 복교할 때까지라는 조건하에 허락받았다.
                 이때 이사회에서는 설립추진에 소요되는 비용을 화성군수 이름으로 각 면에 할당하여 거출토

                록 하였다. 만족할만한 액수는 아니었지만 이로써 볼 때 오산중학교는 화성군민이 설립한 학교
                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 후 얼마 안가서 김군수가 전임되는 바람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한편 학교에서는 찾아오는 학생이 늘어나자 몇 사람의 교사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백방으

                로 찾던 중 그간 소식이 없던 서부갑(徐富甲) 선생을 찾아내어 9월 20일에 취임토록 하였고 11
                월 1일에는 정식으로 입학식을 거행하였으며, 이날 김운태(金雲泰) 선생이 취임하였다. 이분은
                이병렬 선생과 서울대 동기동창생으로 전쟁통에 집에 와 머무르고 있던 것을 이병렬 선생이 불

                러낸 것이다. 이어 12월 1일에는 교육경력이 많으신 구건(具建) 선생이 유경로 선생의 권고로
                취임하게 되었다. 이로써 쟁쟁한 교사진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오산중학교 설립을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은 활발해져서 점차 중학교 설립

                이 확실해지자 이사회에서는 재차 서영석 교장의 복교를 종용하였으므로 12월 23일 드디어 서
                영석 교장이 복교하게 되었다. 유경로 선생의 교장서리는 자동해제 되었다. 이때 오산중학교로

                서는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염원하던 교지(敎地)가 그것도 아주 좋은 자리에 생기게 된 것이
                다. 그곳이 바로 오산면 청학리 17번지 (현 청학동 17번지)이다. 청학리를 서북쪽으로 감싸고 있
                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아래쪽에는 밤나무, 위쪽에는 소나무가 우거진 그야말로 청솔의 산이

                었다. 이 산도 일제강점기 동산농장 소속이었는데 이기춘 선생 증조부 때부터 대대로 관리해 왔
                었으나 해방이 되어 귀속 재산관리국에서 관리하게 되었다. 이기춘 선생의 부친 이원섭(李元燮)

                이 관리국과 사무적으로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적극적으로 주선하여 이 땅을 저렴하
                게 불하받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교지를 확보하자 이사회에서는 지체없이 1952
                년 4월 25일 교사 신축공사 청부 계약을 맺게 되었다. 청부업자는 정남구(鄭南九)라는 사람이었

                고 건축비는 1억이었다.
                 다음 날부터 즉시 나무를 베고 터 닦기에 들어갔는데 이날부터 노작교육은 막을 열었다. 정지
                작업에 학생들이 뛰어든 것이다. 주춧돌 수업이 위의 수업이 끝나면 청학리 뒷산으로 집합하여

                삽과 가래를 들고 흙을 파내렸다. 산 중턱인지라 파내는 흙도 많았다. 등교할 때는 10리 밖에서
                도 삽 한 자루 어깨에 메고 학교에 나왔다. 이제 주춧돌과 작별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기쁨과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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