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오산시역사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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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경우도 많음을 목도하며 산다. 미물 중에서도 여우는 그중 가장 영악한 동물
이기는 하지만, 미물한테도 복수를 당하는 인간은 얼마나 허망한가. 생명의 소중함
은 모든 생명체에 적용된다.
★독산(禿山)의 호랑이 이야기
불과 70~80년 전까지만 해도 산성이 있는 독산에 호랑이가 있었다고 한다. 다음
의 두 이야기는 제보자가 각각 아버지와 형님들께 들은 것이라 하며 들려주었다.
일제강점기 때는 사람들이 땔감으로 나무를 하지 못하도록 순사들이 감시하였다.
그렇기에 난방을 위하여서나 음식을 익히기 위한 땔감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감시
를 피하여 밤에 몰래 솔가지든 나뭇잎이든 마련하여야 했다. 제보자의 아버지께서
도 나무를 하기 위하여 밤에 산에 올랐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집
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물이 하나 있는데, 이 우물은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절대로
어는 일이 없으며 오히려 물이 따뜻하여 언 손을 녹일 정도였다고 한다. 바로 이
우물을 지나오는데 어디서 불이 번쩍번쩍 하더란다. 눈이 아주 큰 짐승이었다. 그것
이 바로 호랑이였다는 것이다. 또한 제보자의 형님들도 호랑이를 보았다고 한다. 여
름철인데 비가 와서 논에 수문을 열어놓았었다. 그래 제보자의 두 형은 논의 수문
을 막으려 밤중에 논으로 향하였다. 예전에는 그 논 근처에 국수버섯이 잔디처럼
쫙 깔려있던 곳이 있었는데 바로 그쪽에 논이 있었다. 그런데 보니까 호랑이가 버
들강아지 나무 밑에서 후루룩 털면서 일어나더란다. 그래 두 형은 ‘걸음아 날 살려
라’ 하면서 도망을 왔다는 것이다.
70~80년 전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독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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