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오산시역사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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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젖가슴을 도려내고 자결하였다.
나라를 보존하지 못해 생사의 위험에 내몰린 국민을 둔 힘없는 국가는 또 얼마나
부끄러운 나라의 수치인가. 처녀의 몸으로 충절을 지킨 서랑의 시신을 접한 서씨
문중에서는 그녀의 높은 뜻을 기려 마을의 서북쪽 장천골 선영(先塋)에 묘를 썼다.
그러나 서랑에게 열녀문이 내려졌다는 기록이나 전설은 없다. 그것은 서봉학 장군
이 패장이었고, 또한 전란 중이라 이 땅의 수많은 여인들이 여진족에게 짓밟혔으며,
수많은 서랑 같은 처지의 여인이 있었기에 흔한 이야기여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러나 지금도 서랑의 묘는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며, 마을을
바라보는 양지바른 곳에 있다. 서랑의 높은 충절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영원하
기를 바란다.
4. 도깨비와 관련된 이야기
오산지역에는 유독 도깨비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하고 있다. 게다가 도깨비들
이 전통음악에 많은 관심과 능력을 갖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전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오산지역에 전하는 도깨비 관련 전설은 다음과 같다. ‘도깨비에 홀린 이
야기’, ‘도깨비 퇴치법’, ‘도깨비와 싸운 이야기’, ‘도깨비와 허깨비’, ‘굿 구경 가는
도깨비’, ‘최촌말 도깨비의 장난’, ‘상여소리 잘하는 도깨비’, ‘우촌의 도깨비 이야
기’, ‘도깨비 이야기’, ‘악기소리를 좋아하는 높은재[高峴洞] 도깨비’, ‘브아지의 도
깨비불’ 등이 전하고 있다. 이 중에서 ‘굿 구경 가는 도깨비’와 ‘악기소리를 좋아하
는 높은재[高峴洞] 도깨비’에 대해 알아본다.
★ 굿 구경 가는 도깨비
세교동에서는 도깨비에 대한 다양한 경험담이 존재하고 있다. 먼저 ‘진등’에서 보
았다는 도깨비 이야기가 있고, 오리골에서 보았다는 도깨비 이야기가 있다. 또한 지
곶동(조꼬지)로 넘어가는 언덕에 옛날에 서낭이 있었는데 그곳에도 도깨비가 있었
다고 전한다. 먼저 오리골에 전하는 도깨비 이야기다.
옛날에 오리골의 여자 몇 명이서 밤에 뽕을 따러 갔다. 길거리에 심어진 뽕나무
인데 주인이 있어도 따가지 않는 뽕밭이었다. 그러나 그래도 주인이 있는 뽕나무라
낮에는 따기가 어려워 밤을 이용하여 따곤 하였다. 여자 몇 명이서 한창 뽕을 따고
있는데 냇가에 횃불을 내려놓고 허옇게 한 서 넷이 맴을 돌고 있었다. 한 사람이
“저게 무슨 불이야? 사람들이 있는가 보다?” 이렇게 하니까, 다른 사람이 “저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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