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오산문화총서 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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樓之故事也未知是後又閱了幾番剏修也每當七
十八秊之期者踵而毋替馬則此城與此樓當與我
聖朝熙運億萬年共無彊矣是爲記以告来者
췌언(贅言: 군더더기 말) 권23 기
독성산중수기 (다른 사람을) 대신해 썼다.
생각건대 이 독성은 탄환의 작은 귀 같은데,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처럼 우뚝 서서 서울을 둘러
싸 호위하고, 호남과 영남을 끌어당기고 우뚝 솟아 국방의 한 중임을 맡았다. 진성의 남쪽에 오
래된 누각이 있는데, 진남루라 부른다. 세월이 오래되어 흙다리가 기울어 위태로워 오를 수가
없다. 부족한 내가 고을을 다스리러 왔다가, (이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수리할 뜻이 있었다. 이
에 무리 중 중영장 김경유가 (수리할 수 있는) 방책을 내서 김경유에게 그 공사를 맡기니, 김경
유는 곳간 곡식을 조금 덜어 써서 낡은 재목을 바꾸는데 한달이 걸리지 않아 그 빛나는 모습을
다시 찾았다. 그 재주는 영(營) 중에서 으뜸이었고, 그 뜻은 직책을 다했으니, 이 모두가 가상한
일이다.
시설[산성]이 만들어진 연유와 누각의 무너지고 일으킨 자취는 월사 이상국(李相國:이정귀,
1564~1635)의 기문(記文)에서 밝혔다. (이상국은) 만장의 불꽃을 쌓고 쌓아서 진실로 한문공
46)
(韓文公: 한유) 아래에서라도 그런 문장을 지을 처지가 안 된다. 하물며 내가 활쏘기와 말타기
를 익힌다고 글공부를 게을리한 것은 아니지만, 감히 그 뒤에 한 글자라도 두겠는가?
다만 이 누각은 만력 기해년(1599)에 세워져 숭정 후 병진년(1676)에 중수되었으며, 금년 계
유년(1753)은 병진년(1676)부터 78년 만에 다시 중수하는 것이니 기이한 일이다. 건립 이후 78
년에 한 번씩 중수하는 것이 이 누각에 얽힌 고사(故事)이며, 이후 또 몇 번 중수할지는 알 수 없
는 일이다. 매번 78년 기간에 성을 수리하면, 이 산성과 누각은 마땅히 우리 성조(聖祖)의 태평
한 기운과 더불어 억만년을 끝없이 갈 것이다. 이를 기록하여 후대에 알린다.
46) 문장이 매우 뛰어났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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