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6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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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었을 것이다. 경기도도당굿 화랭이들의 예술적 기량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우수했을

               것이다. 경기도도당굿을 주도해 이끌어간 이들 화랭이가 경기재인청의 주축임을 감안할 때 그
               것은 더욱 그럴 것이다.
                경기도도당굿의 절차 중 연희적 진행으로 축제적 성격을 갖고 있는 굿거리를 이두현은 ‘한국

               무속과 연희(1996, 서울대출판부)’에서 동막도당굿 15거리(장문잡기 포함) 중 일곱거리에 대해
               다음과 같은 화두(話頭)를 제시한다. △장문잡기에서 화랭이가 군웅마님에게 온갖 재주를 보

               이는 부분 △제석굿에서 화랭이가 장구를 치며 당금애기를 구송창으로 부르는 부분. 동해안별
               신굿에서 무녀가 반주에 맞춰 당금애기를 연희창으로 부르는 것, 황해도굿 제석거리에서 ‘시성
               공부’라고 하여 연희창으로 당금애기를 놀이로 노는 부분 비교 △터벌림은 화랭이가 땅재주를

               굿청 안에서 하면 방석화랭이가 어릿광대짓으로 흉내를 내는 모습 △손굿 중 화랭이들의 재담
               과 판소리, 씨름과 비슷한 화랭이들의 깨낌 등. 깨낌은 일본의 오미시마(大三島) 오야마즈미(大
                                             1)
               山祇)신사의 ‘히도리스모(一人相撲)’ 라 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정령을 상대로 혼자서 씨름하
               는 부분 참고 △군웅굿에서 무녀와 화랭이의 쌍군웅춤과 화랭이의 재담, 치국잡기와 군웅노정
               기 등. 동해안별신굿의 말놀음과 진도 제석굿 중 군웅노정 연관성 △중굿은 파계승 꾸짖는 장면
               등. 이 장면은 동해안별신굿 중 세존굿, 양주별산대놀이와 봉산탈춤의 노장과장, 황해도굿의 제

               석거리 등과 비교 △뒷전에서 정애비와의 깨낌과 재담 장면. 가산오광대 문둥이놀이의 어딩이
               와의 관계 등. 이두현은 경기도도당굿 화랭이들의 소리와 재담, 연기에서 세습무가 화랭이들의

               창우희(倡優戱)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으며, ‘깨낌’과 같은 것은 일본의 신사의례와 비교할 수 있
               는 고형(古型)을 지녔다고 평가한다. 경기도도당굿에 포함된 축제적 성격의 굿거리들은 문학사
               적 관심 못지않게 연희적 관점에서 연구 및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경기도도당굿에서 행해지는 무속춤은 특이성과 예술성이 매우 높아 이미 일부는 무형문화재
               로 지정받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6월 1일 진쇠춤을 비롯해 경기도도당굿 무속춤 7개

               를 묶어 만든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이 (사)매헌춤보존회를 보유단체로 경기도무형문화재 제64
               호로 지정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경기도도당굿의 대표적 춤은 다음과 같다.



                □진쇠춤 : 경기도도당굿 군웅굿에서 굿상을 앞에 놓고 돌아가며 추는 춤으로 진쇠장단에 맞



               1)*히도리스모(一人相撲) : 일본 에히메(愛媛)현 오미시마에는 백제에서 건너간 신을 모시는 오야마즈미 신사가 있다. 이 신사에
                서는 매년 음력 5월 5일 오다우에(お田植 : 모내기)라는 전통축제를 여는데 벼농사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한다고 한다. 이 축제
                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정령을 상대로 혼자서 씨름하는 ‘히도리스모’가 있는데 에히메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씨름의
                승부는 인간이 항상 지게 되어 있다. 신을 즐겁게 해 신으로부터 농사의 풍요를 보장받기 위함이라 한다.



               294  박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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