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2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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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당금애기라는 인물이 좋은 처자가 살고 있어 선비들이 저마다 구경하려고 했으나 석삼년을
                  기다려도 못보았다. 불도(佛道)가 깊은 스님인 제석도 그곳으로 가 기다리던 선비들과 내기 끝에 경

                  (經)을 읽어 굳게 닫힌 당금애기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 시주를 청한다. 당금애기가 시주를 하자 제
                  석은 바랑 밑을 뜯어 쌀이 모두 쏟아지게 한다. 당금애기가 깜짝 놀라 쓸어 담으려 하니 제석은 부처
                  님이 누린 것 비린 것을 금한다며 뒷동산에 가서 광대싸리를 베어다가 한 알 한 알 주워 담으라며 시
                  간을 끈다. 당금애기가 쌀을 한 알 한 알 주워 담고 있는데 제석은 당금애기에게 쌀 세 알을 주워 먹
                  으면 가겠다고 한다. 중을 빨리 보내고 싶은 당금애기가 시키는대로 쌀을 주워 먹자 제석은 몸에 변
                  화가 생기면 찾아오라면서 떠난다. 제석이 떠난 후 당금애기는 임신을 하게 되고 집에서 쫓겨나 아
                  들 셋을 낳는다. 아들 셋은 후에 제석을 찾아가게 되는데 ‘죽은 소를 먹고 산 소 토해내기’ ‘종이신을
                  신고 물 건너가기’ 등 도술을 보여 부자간임을 증명하고 손가락을 잘라 피가 엉키는 것으로 친자식
                  임을 확인한다. 세 아들은 수명장수 부귀공명을 관장하는 삼불제석이 되고 당금애기는 생산신(生産

                  神)이 되었다”


                □본양굿 : 화랭이가 치국잡기를 하고 무녀가 조상을 위해 축원을 하는 굿. 무녀가 방울과 부

               채를 들고 굿당 주위를 둘러보고 와 자신이 도당할아버지, 도당할머니라며 굿을 잘 받았다고 말
               하고 마을사람에게 공수를 주기도 한다.



                □터벌림 : 터벌림은 ‘터잽이’ ‘공거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터벌림은 손굿 · 군웅굿 등 큰
               거리를 하기 전에 굿터를 벌려 놓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경기도도당굿보존회
               장영근(74) 회장은 터벌림을 ‘터불’이라 부르기도 했다며 ‘터를 불리는, 터를 확장하는’ 뜻이 있

               다고 말한다. 터벌림은 화랭이들이 진행을 하며 주로 악기 연주 등 장기자랑을 했다고 한다. 예
               전에는 밤에 횃불을 밝혀놓고 화랭이 수십 명이 줄타기, 땅재주, 어릿광대놀이 등을 했다고 한
               다. 굿이라기보다 놀이다.


                □손굿 : 손님인 마마(천연두)신을 위한 굿으로 화랭이가 전담한다. 화랭이 둘이 나와 꽹과리

               를 들고 춤을 추며 장단이 빨라지면 씨름을 한다. 이것을 가리켜 ‘깨낌’이라 한다. 이용우는 “원
               바닥에 근본이 있는 사람과 타국에서 온 손님이 만나 반갑다고 인사하는 동시에 시새워 씨름을
               한판 벌이는 것”이라 설명했다고 한다. 손님역을 한 화랭이가 북 장단에 맞춰 판소리 형태로 강

               남(중국)에서 해동조선국에 들어오는 과정의 노정기(路程記)를 재담을 섞어가며 부른다.



                □군웅굿 : 군웅굿은 경기도도당굿에서 가장 중요한 굿거리로 여기는 제차다. 군웅(軍雄)은




               290  박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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