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8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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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다. 경기도도당굿의 무속춤을 굿의 연행과는 별개로 공연예술로서 무대로 확장하는 것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경기도도당굿의 장단도 마찬가지다.
Ⅲ. 경기도도당굿의 현황 및 전승
1. 화랭이 이용우의 고향 부산동
경기도 오산시 부산동은 무척 오래된 마을이다. 부산(釜山)이란 지명이 기록에 처음 나오는
것은 『삼국사기』 권 제24 백제본기 고이왕 5년(238년) 2월조에서다. ‘왕이 부산에서 사냥하고
50일 만에 서울로 돌아왔다’는 내용 중 부산은 현재 오산지역을 말한다. 통일신라 경덕왕 16년
(757년)에 전국의 행정구역을 9주(州)로 재편하면서 오산지역이 속한 부산현과 평택 북부지역
의 진위(振威)현이 속한 일부 지역을 조정했다는 기록도 있다. 현재와 같은 동리로서의 부산동
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순조 31년(1831년)에 발간된 『화성지』에 오산지역에 있는 문시(文市)
·산성(山城)·청호(晴湖)·초평(楚坪) 4개 면 중 청호면에 속해 나오는데 ‘청호면은 범 7동으로
갈곶리(葛串里)·기문동(奇門洞)·당리(棠里)·원통리(元通里)·부산동(釜山洞)·수덕동(修德
洞)·천변동(川邊洞)’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1914년 4월 1일 산성면의 성자와 청호면의 호자
를 따 성호(城湖)면이 되면서 부산리는 20개리 중 한곳이 되었다.
이러한 오랜 역사를 가진 부산동과 경기도도당굿의 관계는 ‘이 시대 마지막 화랭이’ 이용우와
연결된다. 이용우는 1899년 경기도 수원군 청호면 부산리(현 오산시 부산동)에서 전통적인 세
습무인 이종하(李鍾河)와 미지(무녀) 사이에 태어났다. 8세 때 부친의 소실 경상도 김해 태생 박
금초(朴錦草)에게 판소리 창을 학습했다. 이때 부친과 소실 박금초가 이끄는 창극단을 따라 전
국을 유랑했다. 명창 송만갑(宋萬甲)·이동백(李東伯) 등도 같이 다녔다고 한다. 15~20세에 광
무대(光武臺)·단성사(團成社) 등을 따라 평양·함경도 등을 유랑했다. 20세에 고향 경기도 오
산 부산동에 돌아와 농사를 짓고 장가를 갔다. 22세 무렵부터 숙부 이종만에게 6년간 도당굿
을 배웠다. 이종만은 1937년 아카마쓰 지조, 아키바 다카시 두 일본인이 발간한 『조선무속의 연
구』에 전국 최초로 무가(巫歌)인 ‘오산 12제차’를 구술하여 실리게 했다. 이종만의 구술로 채록
된 오산의 12제차는 ①부졍(不淨) ②시루말(甑詞) ③뎨셕(帝釋) ④손굿(痘神賽神) ⑤군웅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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