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2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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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지원만 이뤄진다면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낸 경기도도당굿의 연행을 후세에게도 보여줄

               수 있다.
                잡귀를 발로 차서 쫓아내는 근사한 터벌림춤,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역신을 잘 대접하고 달래
               보내는 깨끔춤 등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을 매헌춤보존회에서 재현하듯 경기도도당굿 화랭이의

               신명나는 전통굿판을 복원한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Ⅳ. 나가는 말





                오래 전 초등학교 때 학교를 가려면 무당집을 거쳐 가야 했다. 항상 굿판이 있는 것은 아니지

               만 가끔 굿이 벌어지면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흘끔 거리며 잰걸음으로 그곳을 지나갔다. 내 기억
               으로는 그 당시 동네마다 몇 집씩 그런 곳이 있었던 것 같다. 경기도도당굿을 다룬 연구가들의
               저서에 오산에서 마을굿인 경기도도당굿이 연행되었다는 기록들이 다수 발견된다. 경기도도당

               굿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오산시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부산동에서 경기도도당굿의 중요한 위
               치에 있었던 ‘마지막 화랭이’ 이용우라는 존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경기도도당굿에 배어있는 무

               속신화, 전통 가락과 춤사위, 그리고 해학까지.


                조선의 무속을 다룬 『조선 무속의 연구』란 책이 1937년 발간된다. 이 책에는 그동안 수백 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무가의 사설이 실린다. 이 무가는 오산 부산동의 이종만에게서 채록된
               다. <경기재인청>의 존재도 세상에 드러난다. 이종만은 화랭이 이용우의 숙부이자 경기도도당

               굿을 전수한 스승이기도 하다. 경기도도당굿이 갖는 의미는 크다. 그러나 지금 경기도도당굿은
               계승되지 못하고 변형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
               까운 심정이다. 경기도도당굿과 경기재인청은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이다. 우리의 값비싼 자산

               으로 인식했으면 한다.













               300  박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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