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6 - 오산학 연구 1집
P. 256
고 오직 제관만이 신는다는 신발이 한 켤레 있다.
또한 예전에는 성황도 있었다. 옛날 땅 주인은 조동순씨로 현재 대성빌라가 있는 곳에 성황
이 있었다. 당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난 뒤에 성황에서 시루떡을 해 놓고 마을 사람들이 잘 되
기를 빌었다.
당집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조그만 우물이 있다. 이곳이 바로 당우물로 제관이 목욕재계
를 하는 곳이다. 당우물은 땅에서 물이 솟아오르며 한 겨울에도 그다지 차갑지 않아, 그물로 목
욕을 할 정도라고 한다. 지금은 함부로 당우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웠다. 현재 당
우물은 제사를 지낼 때 제관이 목욕을 하거나 산제사날 설거지를 할 때 사용하고 있다. 우물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마을의 공동우물의 물이 부족하여 예
전에는 간혹 이 물을 길어다 먹기도 하였는데 물을 먹은 사람에게 반드시 해가 갔다고 한다.
당의 왼쪽으로는 엄나무가 있다. 수령이 약 200년가량 되었다고 하며 이 나무에도 제를 올
린다. 이른바 신목(神木)인 셈이다. 우물 옆 엄나무에는 오색의 천이 묶여져있는데 이는 마을
에서 한 것이 아니라 무속인들 기도를 하고 묶어 놓고 간 것이다.
매암산에 오래된 나무를 벗겨 놓았는데 어느 동네분이 그 나무를 가져간 후에 바로 그 분의
아들이 죽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렇듯 이 마을의 당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마을 사람들은 믿
고 있다.
마을의 역사는 앞서도 언급하였던 1700년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마을에 정착하기
위해 집터를 마련할 제 양지바르고 터가 좋다고 하는 곳에서는 항아리 같은 생활용기들이 다
량으로 출토되었다고 한다. 현재 부산동은 집성촌은 아니다. 옛날에는 홍가와 임가가 많이 살
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성씨들이 살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노인분들이 남아 있으며 이분들이
산신제를 주관하고 있다.
자료 3. 『오산의 민속』 18)
부산동은 매암산의 당집에서 산신제를 올린다. 부산동의 개량굴 쪽에서는 매암산을 된봉이
라고 불렀다. 산신제는 매년 음력 10월 1일에 지낸다(음력 9월 30일 밤 12시 이후). 산신제를
지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약 30분 정도이다.
제관은 1년마다 선출한다. 제의를 주관하는 사람은 제관 외에도 축관, 화장, 당주를 선출한
18) 김용국, 오산문화원, 2008.
254 김용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