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1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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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었다고 전한다. 도깨비를 본 것은 아니지만 제보자가 무엇 때문인가 이 고개를 넘어가다
가 겪은 일이라고 한다. 고개를 넘어가는 데 그냥 담배연기가 자욱하더란다. 코에 담배 연기
냄새가 물씬 들어오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제보자는 이것이 바로 도깨비의 짓이
라고 믿고 있었다.
20)
‘악기소리를 좋아하는 높은재[高峴洞] 도깨비’ : 원동 우촌말에서 청호동의 옛 지명과 큰
청이 도깨비 이야기가 채록되었다. 제보자들에 의하면 지금의 청호1동은 아래청[塚]이고 청호
2동은 원당리로 불렸다. 도깨비가 살았다는 큰청이는 지금 LG물류센터 자리로 공동묘지가 있
었던 곳이다. 이곳에 전주 이씨들이 터를 잡았는데 외지의 사람들은 청이 이서방네라고 불렀
다. 그런데 큰청이에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 심술을 부리기 때문에 지금의 우촌말에 터전을 새
롭게 개척한 것이라고 전한다.
옛날, 현재의 물류센터는 공동묘지고 조금 못미처 골짜구니가 있었는데 그 곳에 마을이 있
었다.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성호고등학교가 있는 자리다. 이곳의 도깨비들이 심술을 부
리면 솥뚜껑을 솥단지 안에다 집어넣었다.
그런데 높은재[高峴洞] 도깨비들은 악기소리를 좋아했다고 한다. 마을에서 징이며, 꽹과리,
장구 같은 악기를 장만하여 보관하였다. 그런데 도깨비들이 이장집 솥뚜껑을 솥 안에 집어넣
어버렸다. 도깨비들이 마을에 징이며 꽹과리이며 악기가 생기자 사람들이 한 번 놀아줄 것이
라고 생각하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자 심술을 부린 것이라 전한다. 그 때 그 장면을 보려고 원
당일 사람들이 높은재로 구경을 갔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어느 집에서는 도깨비가 소당(솥뚜껑)을 길거리에 내다버리고 해서 밥을 양재기에
담아 놓고는 이 밥을 먹고 멀리 가라고 기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 어느 집에서는 짚을 빻
는 돌을 갖다 놓았더니 밤새 도깨비들이 ‘콩닥콩닥’짚을 빻았다고도 전한다.
21)
‘상여소리 잘 하는 도깨비’ : 지금도 도깨비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 제보자들은 상여소리를
잘하는 도깨비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하셨다.
20) 원동(우촌)
21) 원동(우촌)
한국의 무속과 경기도당굿 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