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2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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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부엌밖에 있으면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부엌을 들어가면 솥뚜껑이 솥 안으로 들어

               가 있다. 그러면 솥뚜껑을 붙잡고서 “들어가는 재주만 있고 나오는 재주는 없느냐?”그러면 밖
               에서 도깨비가 ‘껄껄’웃는 소리가 들린다. 그 때 솥뚜껑을 잡으면 ‘쏙’빠진다.
                 그리고 도깨비는 12가지 재주를 부리는데 그 가운데서도 상여소리를 또 기가 막히게 잘 한

               다고 전한다. 민요와 놀이 편에서 다시 소개를 하겠지만 이 지역출신인 유금산(77세) 어른의
               상여소리는 필자가 이제까지 들어본 어느 상여소리보다 구슬프고 아름답다. 어쩌면 이 마을에

               서 도깨비들이 불렀다는 그 상여소리와 맥이 닿는 지도 모를 일이다.


                 오산의 옛이야기를 통하여 알 수 있듯 오산시에 전하는 도깨비 이야기는 유독 굿을 좋아한

               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해서 악기도 다루고 노래도 한다. 이러한 구비전승을 통하여 오산시는
               무속이 성하였고 음악 또한 기량이 뛰어났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판단한다.



               2. 오산의 거북놀이


                 오산시의 거북놀이는 여러 지역에서 전하였다. 지금은 서랑동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

               만 은계동의 거북놀이는 오산시가 경기재인청의 본거지였다는 사실을 구전으로 증명하는 사
               례라고 판단한다. 오산의 거북놀이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금암동 <거북놀이>의 경우 팔월 추석에 하였는데 수수 잎으로 거북을 만들어 막대기를
               길게 늘어뜨리면서 집집마다 다녔다. 덕담도 하였는데, 그 내용은 “제주도에서 올라왔다 거북
               아, 육지로 천리 바다로 와서 천리”라고 하면서 뭐 대답을 하라고 쿵쿵거리고 그랬다고 하는바

               이는 그렇게 멀리서 힘들게 와서 집안이 잘되기를 축원하여줄 터이니 음식을 달라든가, 노자
               를 달라든가 하는 내용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내삼미 대량굴의 <거북놀이>는 추석날 저녁에 수수깡 잎을 훑어다가 엮어서 거북처럼 기어
               다니면서 이집 가서 송편 얻고 저 집 가서 얻어먹으면서 노는 놀이였다.



                 두곡동의 <거북놀이>는 추석에 수수대 잎으로 거북을 만들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춤추
               고 술 먹고 하며 놀았다.



                 부산동의 <거북놀이>는 8월 추석에 수수대 잎으로 거북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면서 술과 떡




               260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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