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5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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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한다. 음식을 장만하는 사람은 마을에서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여자가 하는데, 집안에 초상

                이 난 사람이거나, 아이를 낳았거나, 본인만이 아니라 집안에 임산부가 있는 집안의 여자도 음
                식을 장만할 수는 없다.
                  제를 끝내고 난 음식은 의식이 끝난 후  당에 올라온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제를 올

                리고 나서 남은 음식은 집안에서 기르는 개는 물론 다른 가축에게도 주지 않으며, 음식이 남는
                다고 버려서도 절대 안 되며, 제사에 사용된 음식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누어 먹는다.

                  기타 : 부산동의 매암산 산신제에는 호랑이 신을 모신다고 한다. 그러나 당 안에 호랑이나
                산신의 그림(화분) 등을 모시지는 않는다. 부산동에서 산신제를 지내는 것은 마을의 평안함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매암산의 산신제는 1995년을 전후하여 중단되었었다. 약

                6 ~7년 가량 중단되었던 산신제를 다시 지내게 된 것은 마을에 변고가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마을의 젊은이들이 병들고 죽어갔다. 이에 마을에서는 그 원인을 산신제
                를 지내지 않기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2000년에 다시 당집을 짓고 산신제를 지내기 시작하

                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집은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경비를 추렴하고 공사도 함께 했다. 산신제를 다시 지내면서
                마을에 특별히 더 좋은 일들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만으로

                도 매암산 산신의 은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집의 신령함에 대하여 전하는 이야기도 있다.
                과장된 감은 있지만 마을의 어른들께서는 한국전쟁 때 총을 쏴도 총알이 박히지 않았다고 한

                다. 안 들어갔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당은 신성한 곳이고 또 마을의 안전을 지켜주
                는 곳이기도 했다는 의미라고 본다.
                  현재 이 마을에 산신을 믿는 정도는 확실히 파악할 수 없다. 대체로 불교를 많이 믿고 있으

                나,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종교와는 무관하게 마을의 토박이들은 산신을 믿
                는 사람도 꽤 있다. 산신을 믿음으로써 부락에는 나쁜 일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집의 내부에는 제의에 사용되는 그릇들이 보관되어 있다. 당에 두지 않고 그것이 마을로
                오게 되면, 가령, 임산부가 쓸 수도 있고, 상갓집에서 쓸 수도 있으므로 온갖 부정이 들 수 있
                기에 함부로 당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한  켠 가득히 제에 쓰이는 음식을 올리는 나무 단

                상이 두개 있다. 뒤쪽 벽에 붙어있는 가는 나무는 가운데 축문을 놓고 양 옆으로 촛대를 올리
                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그 앞으로 붙여져 있는 넓은
                제상은 음식을 올려놓는 것이다. 제사를 올 릴 때에는 음식을 놓는 제상의 위, 4개의 다리가

                보이는 앞, 양 옆을 모두 창호지로 가린다. 제기는 놋그릇을 사용했었지만, 다시 제사를 시작
                한 이후 지금은 플라스틱 그릇과 양은그릇들을 사용한다. 특이한 점은 다른 사람은 신을 수 없



                                                                       한국의 무속과 경기도당굿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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