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오산시 지명과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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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피해가  있었다.  그러나  제방을  쌓을  수  있는  능력이  없어  고민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길을  지나던  과객이  금암리  어느  진사의  집에서  식객  노릇을  하게  되었는
                  데,  과객은  구척장신에  힘이  장사였다고  한다.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더니,  과객이  며칠  동안을  무위도식하며  지내다  하루는  진사에
                  게  신세를  많이  졌으니  도와드릴  일이  없냐고  물어  진사가  오산천  범람에  대해  말
                  하니  과객은  딱한  사정을  듣고는  내가  제방을  쌓아줄  테니  몇  월  며칠  보름날까지

                  큰  가래를  하나  준비하고,  통돼지  일곱  마리와  술  일곱  동이를  준비해  달라고  하더
                  란다.  진사는  어이가  없었으나  과객의  인물됨이  보통  이상이라  사람을  시켜  수원
                  광교산에서  큰  물푸레나무를  하나  베고,  수원의  대장간에서  큰  가래  삽을  만들어
                  소로  끌고  오산으로  왔다.  드디어  약속한  날짜에  과객이  하루  종일  낮잠을  자고는
                  저녁에  일어나  진사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부터  일을  시작하니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여  아무도  밖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이른다.  진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약조는  하
                  였으나  너무  궁금하여  마을  주민들과  몰래  숨어서  과객의  하는  짓을  보니  과객은
                  그  큰  가래를  한  손으로  들고는  오산천에서  일을  하는데  개천의  바닥의  흙과  모래
                  를  떠서는  왼쪽에  쌓고,  또  떠서는  오른쪽에  쌓으니  순식간에  제방이  되더란다.  한
                  참을  그렇게  일을  하더니  통돼지  한  마리를  먹고는  술  한  동이를  마시고  이런  식으

                  로  제방을  쌓는데  새벽이  되어  동이  틀  무렵에는  오산천의  제방이  다  쌓여졌다고
                  한다.  밤새  숨어서  구경을  하던  진사와  마을  사람들은  피곤하여  새벽에  집으로  들
                  어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산천의  제방은  완성되어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더란
                  다.  한편,  과객은  밤새도록  오산천의  제방을  쌓는  일을  마치니  동녘에  붉은  해가  떠
                  올라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음을  알고  진사에게  떠나겠노라  인사를  드리니  진사를

                  비롯한  주민들이  사례를  하고자  하였으나  사절하고  유유히  한양을  향해  길을  떠났
                  다고  한다.  그  때까지  그  과객의  이름을  모르던  주민들은  과객에게  이름을  물었으
                  나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과객이  오산을  떠나  한양을  향해  화성시  동탄면  미륵뎅
                  이를  지나  영천리로  가다가  길  가운데  나무  두  그루가  있어  체격이  크고  몸집이  좋
                  은  과객을  가로막자  돌아가지  않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놓고는  그  나무에  운암발목

                  (雲岩拔木)이라  써놓아  주민들이  그때서야  그  과객의  이름이  운암(雲岩)인  줄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그때부터  오산천변의  들을  운암들이라  부르게  되
                  었다고  전한다.”



                  오산의  운암들은  오산동과  부산동  사이의  넓은  들판으로  이곳은  오산의  쌀  생산지
                  중의  넓은  곳  중의  하나였다.  현재는  운암들의  약  반  정도가  택지로  개발,  운암택지
                  지구가  되어  오산의  중심  주거지로  변한  곳이다.  이곳에  오산시청,  경찰서,  도서관,
                  문예회관,  스포츠센터,  오산공설운동장,  전화국,  대단위  아파트,  상가,  고속도로  나

                  들목이  들어서  있다.  어찌  보면  건조한  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한때는  오산을
                  대표하는  쌀  생산지였다.  이곳에  전해지는  운암들전설을  이야기하고  기록하려는  것
                  은  도시화  속에  잊혀져가는  추억을  현대에  접목  그  옛날  한  톨의  쌀이라도  더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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