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오산문화총서 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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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4~5세기 충청내륙지역 백제 제철기지와 철소재·철기 공급 경로(정경화 2021)
아울러 오산을 비롯한 경기 남부지역에 밀집 분포하는 저장수혈들은 일대에서 생산되는 농업
생산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설들로서 백제의 농경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
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4세기 이후 경기 남부지역은 백제의 중요 경제적 거점지로 재편되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산지역 또한 마한 연맹체를 구성하던 하나의 소국에서 백제의 지
방으로 포섭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백제의 지방사회를 구성하게 되면서 새롭게 백제계
주거지가 조성되는 생활유적이 조성되는 가운데 주구토광묘 전통이 여전히 지속되는 점이 주목
된다. 오산 수청동 유적을 중심으로 지역의 전통적인 묘제가 5세기 이후까지 지속되며 백제 중
앙에서 중국제 도자기와 같은 위세품을 받았던 점은 오산지역의 집단이 그동안 가져왔던 정체
성과 세력이 반영되어 분묘문화에 있어 어느정도 자율성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 고고자료를 통하여 오산의 원삼국~삼국(백제)시대 문화상을 검토해본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세기 후엽 오산천 중·하류역 일대에서 오산 궐동 유적에 조성된 분묘들을 시작
으로 문화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분묘를 조성했던 집단은 부장유물의 양상으로 보아 진·변
한 지역과의 교류를 주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에 해당하는 주거유적이 뚜렷하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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