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오산학 연구 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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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오늘날 ‘평화’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서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단어이다. 일상생활에서
도 많이 쓰고 있는 말이지만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단어의 의미가 다의적이어
서 사람마다 이에 대한 이미지도 다르고 실현 방법에 대한 의견도 크게 갈린다(모가미 도시키,
1)
2006:140; 정지수, 2019:2에서 재인용). 따라서 어떤 생각을 가진 평화 연구자 를 통해 평화교
육을 접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내용이나 교육 목표도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은 ‘평화’를 키워드로 오산시 유엔군초전기념관의 발전방향을 고찰하기 위해 작성한 것
이다. 이를 위해 평화의 관점에서 전쟁사를 바라보는 방법과, 이를 오산시 유일의 전쟁 관련 박
물관인 유엔군초전기념관에 어떻게 적용하여야 하는지 살펴보겠다.
오산 죽미령에는 오산죽미령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실제로 전투가 있었던 곳에 1955년 구(舊)
초전기념비, 1982년 신(新) 초전기념비, 2013년 유엔군초전기념관, 2020년 스미스평화관과 오
산죽미령평화공원이 건립되었다. 전쟁의 상흔과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
한 시설들이 모여 죽미령은 가히 역사지구로서의 가치가 높은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유엔군초전기념관은 경기도 지정 공립박물관(등록번호 경기-공립21-2013-11
호)이자 국가보훈처 지정 국가수호 현충시설(관리번호 13-2-64)로서 자료의 수집·보관·전
시, 자료를 활용한 교육 및 프로그램, 선양행사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2020년 7월 5일에 개장한 오산죽미령평화공원은 전적지로서의 무거움을 조금 덜고 보다 미
래지향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갈 때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더 가치를 발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컨
셉으로 한다. 스미스평화관은 관람객이 가상의 스미스부대원이 되어 한 인간이 전쟁에 참전하
게 된 시대적 상황과 선택의 순간, 전장으로 향하는 심정, 죽고 죽이는 전투 속에서의 고독함 등
을 체감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전투 이후 폐허의 땅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을 보며 자
신의 참전이 가치 있는 선택이었음을, 참전용사로서 명예와 자부심을 지켜주고 기억해 준 대한
민국에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을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평화’라는 주제의 대두로 유엔군초전기념관을 포함한 오산죽미령평화공원은 기존
1) 평화교육을 실천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는 다양하다. 평화 연구자, 평화 운동가, 평화교육 강사, 평화교육 진행자, 갈등 조
정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평화 연구의 대표적 학자인 갈퉁(Galtung)은 평화운동이나 평화교육처럼 평화를 알리고, 삶
속에 실천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평화 일꾼(peace worker)' 또는 ‘갈등 일꾼(conflict worker)'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고 제안하기도 했다(Galtung, 1996:563, 정지수, 2019에서 재인용).
평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유엔군초전기념관의 발전방향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