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9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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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은 날개를 단 아기가.
이렇게 해서 금바위골에 태어난 아기장수는 왜군의 손에 죽고 말았다. 왜장의 손에 잘려진 바위를
이때부터 애기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애기바위는 톱으로 잘려진 몸뚱이를 가지고 안타깝
게 자리하고 있다. 애기바위는 여계바위와 같은 바위다. 36)
여계산 정상 부근에 있는 애기바위
금암동에 전해지는 아기장수이야기는 <날개형> 유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아기가 죽고나서 용
마가 등장하지 않아 미완형의 이야기다. 임진왜란때 왜군에 의해서 아기장수가 죽는다는 것과 아
기를 감춰둔 바위를 톱으로 썬다는 점이 특이하다. <날개형> 이야기는 아기를 죽이는 주체가 부모
를 비롯한 근친자인데 반하여 금암동 아기장수는 어머니가 왜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다
른 이야기에서는 바위를 쪼개거나 여는 도구가 갈대잎이거나 그냥 들어낸다고 하는데 여기선 톱으
로 바위를 썰어내고 있다.
용마가 나타나지 않는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극소수만 전하고 있는데 용마의 부재가 이야기를 미
완으로 만든다. 미완이라는 말은 완성되지 못했다는 것으로 아직도 용마는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
기 위해 자신의 주인인 아기장수를 그리워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기장수가
다시 태어나면 용마는 하늘높이 날아올라 장수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 기대해 본다.
36) 금암향우회 『내 고향 금암동』 우리동네사람들 2013, 147-149쪽
아기장수 이야기의 지속성과 어머니의 역할 그리고 오산 아기장수 이야기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