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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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시(槐市)와 행단(杏亶)에서 / 市槐壇杏
항금과 기슬을 들으니 / 巷琴沂瑟
나의 옷매무새가 가지런하고 / 我衣之振
나의 패옥(佩玉)이 정결하네 / 我佩之潔
자궁(慈宮)의 행차가 이른 곳이 / 慈駕來臨
신풍의 관도이니 / 新豐官道
빈조를 드리는 예를 이루고 / 禮成薦藻
은혜는 양로연(養老宴)에 미치네 / 恩曁養老
예림과 확포에 / 藝林矍圃
문무의 일이 갖추어졌으니 / 文事武備
여러 백성들을 이르게 하여 / 徠汝赤子
또한 음식을 나누어 주네 / 亦授之食
효경에서는 어버이를 드러냄을 말했고 / 孝經顯親
논어에서는 백성을 사랑하라 하였으니 / 魯論愛民
지척의 밝은 가르침을 / 咫尺明訓
마치 순순하게 듣는 듯하네 / 若聆諄諄
이때 이곳에서 / 是時是境
어찌 정성을 펼치지 않으리오 / 曷不展忱
이에 제기를 깨끗하게 갖추었으니 / 載蠲鉶豆
제문이 함에 담겨 있나이다 / 有文在函 37)
정조는 이처럼 화성에 궐리사를 세운 것은 깊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깊은 의
미가 바로 자신의 친위도시 화성이 곧 유교 문화의 중심임을 말하는 것이다. 탕평과 화해의 공
간이자 효와 충의 터전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37) 『弘齋全書』卷5. 祭文.
76 김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