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8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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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로서 호남지방의 당산굿이나 동해안의 별신굿과 함께 세습무가 맡아 행하는 마을굿의 대표
적 무당굿이다. 1)
2. 경기도당굿의 화랭이 역할
이 세습무들의 주 역할은 강신무가 행하는 굿과 굿 사이에 굿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행하던 예능의 연행이었다. 그러다보니 세습무들의 연행 동작이나 소리에는 기본적으로 예술
성이 매우 강하게 배태되어 있다.
이러한 화랭이들의 역할은 무악의 연주자, 굿거리의 연희자, 기예나 무부의 연희자로서 구
분되는데, 무악연주자로서 화랭이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피리, 해금, 대금, 장고, 북 등의 선율
악기나 타악기를 연주하는 경우, 대풍류, 삼현, 별곡 등의 악기 연주곡과 무녀의 굿 반주 음악,
또는 부정놀이춤, 올림채춤 등의 무무(巫舞) 장단연주 등이다. 기예나 무무의 연희자로서 화랭
이는 줄타기나 땅재주 등의 기예와 터벌림, 터벌림 깨낌, 쌍군웅 등의 무무 등의 역할을 담당
했다. 이들은 경기도당굿을 비롯하여 오늘날의 승무, 태평무, 도살푸리춤, 줄타기 등의 민간
무용과 전통연희를 전승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와 같은 경기도당굿의 화랭이
역할은 경기무악형 도당굿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2)
3. 경기도당굿의 분포지역
경기도당굿은 경기지역 특히 한강이남 마을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민간의식의 한 형태이다.
이 경기도당굿은 신앙과 예술을 포함하는 축제의 성격을 가지며, 마을의 공통적인 흉액을 제
거하고,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던 의식이며, 마을축제였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지역주민들은 당주(堂主)를 뽑고, 당주무(堂主巫)와 세습무부(世襲巫夫, 화랭이)를 두어 이 의
식을 이어왔다. 도당의 명칭은 경기지역에서만 나타난다는 점에서 ‘도당굿은 경기도의 지역성
을 드러내는 마을굿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경기도당굿의 무악 유형은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는데, 넓게는 황해도무악형, 서울무악형, 경기무악형으로 구분되고 좁게는 경기무악형만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 세 가지 무악형 가운데에서 화랭이와 연결되는 것은 오로지 협의의 의미
1) 남경식, 『오산역사문화』, 우리동네사람들, 2013, 283쪽.
2) 목진호, 『경기도당굿의 ‘화랭이’연구』, 중앙대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201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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