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0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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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 오후에 마을 청소년(청년)들이 모여 수숫대와 수숫잎 등으로 거북을 만든다.
- 만든 거북을 뒤집어쓰고 집집마다(또는 부자집 몇집만 방문하기도) 방문하여 재밌게 논다.
- 잘 놀던 거북이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으면 집주인이 그 까닭을 묻는다.
- 거북이 배고프다고 하면 떡을 주고 술이 먹고 싶다고 하면 술을 주는 등 음식을 내준다.
- 음식을 잘 먹고 한바탕 놀고 다른 집으로 간다.
거북놀이는 위와 같은 기본 줄기를 가지고 있으나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음식을 모
아 따로 먹기도 하고, 농악대가 함께 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거북놀이는 기본 골격에 지역, 마을 마다 구현하는 사람들에 따라 조금씩의 변형
이 존재했다. 그러나 거북놀이는 기본적으로 추석에 아이들 또는 마을 청년들이 주동이 되어
행해진 민속놀이였다. 여기서 아이들(미성년자) 또는 마을 청년들로 주체자가 달라지는데 이
에따라 술이 나오기도 하고 떡 등 술을 제외한 음식들이 나오기도 했다.
거북놀이가 최초로 기록된 『조선의 향토오락』을 살펴보면 분포지역과 놀하는 날과 주체자,
그리고 놀이하는 방법이 잘 기술되어 있다.
2. 『조선의 향토오락』 1936
1) 경기도
·광주지방 : 정월 - 농촌청소년
(놀이법) 짚으로 만든 거북모양을 뒤집어쓴 사람과 거북을 끄는 사람이 있어서, 이들이 각
집 문전을 방문한다. 방문한 집에 들어가서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놀이를 한다. 그러다가 거
북이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으면, 집주인이 그 까닭을 묻는다. 배가 고픈데 떡을 먹고 싶다고
하면, 주인은 떡과 음식을 내어 대접한다.
·여주지방 : 추석 - 남자
(놀이법) 거북이 모양을 만들어서 이를 앞세우고 농악을 울리며 각 가정을 찾아다니며 논다.
·이천지방 : 추석 - 어린이
(놀이법) 수숫대로 큰 거북이 모양을 만들어 어린이가 그 속으로 들어간다. 수숫잎을 머리에
두른 거북이몰이가 거북을 다루면서 재미있게 논다. 마치 거북이가 기어다니는 모습으로 각
집을 방문하여 덕담(德談)을 하고 떡과 과일들을 대접받는다.
198 한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