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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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경기도박물관에서 발간한 『경기민속지Ⅲ』에 보면 충청남도 청원지방의 거북놀이 유래
가 아래와 같이 전한다.
고려 8대 현종(1010~1031)때 나라에 가뭄과 흉년이 계속되어 곳곳마다 도둑들의 행패가 심해지자
현종이 직접 민정을 살피기 위해 각 고을을 순회하였다. 그러던 중 직산현(稷山縣)에서 하루를 기
거하는데 꿈속에서 신라의 문무왕이 나타나 8월 한가위에 거북이를 보낼 테니 거북과 더불어 뛰
어 놀고 민심을 수습하라고 현몽했다. 그 꿈은 해상으로 침입하는 적은 용왕이 있어 막을 수 있으
나 육지에서 침입하는 적은 물리칠 수 없으므로 수륙 양생하는 거북을 보내니 국가를 잘 보호하도
록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현종은 이튿날 조정의 중신들과 의논한 끝에 지형을 두루 살펴보고 입장
면 구덕리(笠場面 龜德里, 현재 新德里 1區)가 거북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 마을 사
람들과 거북놀이를 하였더니(일설에는 추석날 조정 대신들을 이 마을에 보내 거북놀이를 하였다고
함) 이듬해에 벼알이 수수알처럼 풍성하게 여물어 대풍을 이루었다. 이때부터 이 마을에서는 매년
추석날을 맞이하여 거북놀이를 하였다고 하여 이곳이 거북놀이의 발생지이며 이 거북놀이가 안과
태평(安過太平)을 바라는 의미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2)
앞의 거북놀이의 유래를 살펴보면 거북놀이가 신라시대~고려시대에 성립된 놀이로 볼 수
있으나 기록이 전하지는 않는다.
거북놀이가 최초로 기록된 문헌은 일제침략기인 1936년 무라야미지준(村山智順)의 보고서
인 『조선의 향토오락』이다. "『조선의 향토오락』은 1936년 조선 총독부가 각 도지사에게 의뢰하
여 전국 각지에서 행해지는 향토오락을 조사하여 정리한 자료로서 각 지방의 보통학교에 의
뢰, 수집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거북놀이는 현재 조사된 지역과 거의 일치하고 있는데 그 지역을 보면 경기도에
서 광주, 여주, 이천, 용인, 안성, 수원지방에서 조사되었고 충청도에서는 음성, 충주, 홍성,
예산, 서산, 아산, 천안에서 수집되었다. 그리고 특이하게 강원도 강릉에서도 조사되었다.
경기도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추석의 민속놀이로 전승되던 거북놀이는 일제침략기와 6.25전
쟁, 그리고 19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소멸되는 운명을 겪었다.
거북놀이는 추석날 밤에 마을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행했던 민속놀이로 그 뼈대는 다음과 같
다.
2) 천진기 외, 『경기민속지Ⅲ』 경기도박물관, 2000, 328~329쪽.
거북놀이의 고장 오산과 거북놀이의 계승방향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