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오산문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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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VOL. 73  osan culture





              라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시간과 과정의 충실성이 뒷받                     그대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힘
              침되어야 한다.                                              즉, 스트레스 상황이나 변화 속에서 자
              불행히도 과거 우리나라는 교육은 결과 중심주의와 경쟁체제                       신을 지키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스스로 공부하                       학생들과 만나다 보면 공부를 하고 있
              도록 가르치기보다는 가장 효과적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                      는데 자기 주도적 학습을 어떻게 하는
              록 하는 효율적인 공부법만이 강조되었다. 거기에 비뚤어진 부                     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무기를 들지

              모의 사랑이 합쳐져 교육계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했다. 교육계                     않고 전쟁터를 나가는 느낌이랄까. 이
              에 반드시 있어야 할 도덕성의 잣대는 개인의 목적 앞에 한없                     런 경우 쉽게 지치고 집중력도 떨어지
              이 낮아졌다. 그런 환경 속에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기주                     고 결국은 부정적인 자기 상을 만들어
              도력은 중요하지 않았다. 목표에 따라 부모나 주변이 효율적으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빠지는 경우가 더
              로 정해주는 대로 따르면 되었고 이제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러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회피

              않았다.                                                  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자기주도적
              하지만 이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AI(인공지능)와 빅데                  학습을 하게 되면 성취와 실패 속에서
              이터로 대변되는 정보사회에 접어들면서 자신이 선택하지 않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고 실패에서

              아도 알고리즘이 자신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대신해 주게 될                      오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유튜브를 보면 알고리즘이 얼마나 빠                      힘도 길러질 수 있다.
              르게 우리를 파악해 나가는지 느낄 것이다. 정교화되어 정말                      그렇다면 가장 쉽게 적용해 볼 수 있
              좋은 선택지를 제공해 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는 것 무엇일까? 모두 알고 있듯이 일
              그 선택이 나에게 정말 최선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면 우리는                      기 쓰기와 계획 세우기이다. 길게 쓸

              그 알고리즘 속의 아바타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필요도 없다 간결하게 스스로 점검이
              정재승 교수는 한 어린이용 책에서 인공지능 시대에는 아이들                      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내가 하면서
              을 한 줄로 세우는 교육이 계속되면 가장 앞에 서 있는 건 AI(인                 느낀 것을 쓰면서 자신을 칭찬하고 격

              공지능)가 될 것이라고 했다. 1초에 수백만 건의 딥러닝이 가능                   려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한 AI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                  유발 하라리는 “세기를 위한 21가지 제
              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까?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배                     언”에서 미래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움의 기초가 되는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을 익히게 해야 한다.                     서는 강한 정신적 탄력성과 풍부한 감
              그래서 학습 회복은 중요하다. 여기에서의 학습은 무언가를 배                     정적 균형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움에 있어 자신이 무엇을 하고,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며, 어떻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AI시대에 우리
              게 하고, 결과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등 나를 이해·관리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총체적 과정 즉 자기주도적 학습을 말한다. 이는 아는 것만으                     있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기주도력

              로는 부족하고 몸이 익히는 반복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학습                     을 길러줘야 한다. 이것은 이 시대 어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회복탄력성이다. 회복력은 말                     른들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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