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오산문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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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매화일지춘                (梅花一枝春)





                                            류윤숙 | 중앙동



           매화 한가지 놓여있었다
           봉긋하게 성글은 몇 알

           만개한 몇 잎이 나를 맞았다
           아직은 조용한 골목

           나의 가게 문 앞에 봄이 와 있었다



           이렇게



           곰살맞게 예쁜 짓을 한 게 누구일까?
           짐작이 간다



           백자 항아리에 비스듬히 꽂으니

           여백의 자태가 담박하다
           梅花一枝春

           육개(陸凱)의 증범엽시 (贈范曄詩)는 없을지라도
           몇 잎 따서 찻잔에 담으면

           이 또한
           향기로운 봄소식 이리라



           감흥만으로도 화사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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