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9 - 오산학 연구 6집
P. 219
■ 제장과 제의시기
부산동 주민들은 매암산의 당집에서 산신제를 올렸다. 매암산은 부산동의 개량굴 쪽에서는
된봉이라고 불린다. 산신제는 매년 음력 10월 1일에 지냈다고 하며 실제로 제의가 진행되는 시
간은 음력으로 9월 30일 밤 12시 이후에 시작하여 10월 1일 새벽에 마치게 되었다고 하는데 소
요 시간은 해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약 30분 정도였다고 한다.
■ 제관의 선출과 금기
산신제를 주관하는 제관은 1년마다 선출하며, 제관 외에도 축관, 화장, 당주를 선출한다. 이
들은 모두 그 해의 생기복덕을 보아 부정이 없는 사람들이다. 제관으로 선출되면 일체 비린 것
을 금해야 하지만 소고기는 먹어도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러 제약이 따르는데 초상집 문상
뿐만 아니라, 임산부를 만나거나, 마을 밖을 벗어나는 것도, 장에 가는 것조차 금지 되었다.
■ 당집의 형태와 기능
2008년 현재의 당집은 외관상 기와처럼 보이나 검은색 슬레이트 지붕이며 외벽을 붉은 벽돌
로 쌓았다. 그리고 당집의 밖에는 아궁이가 있는데 이는 제의에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 제수와 제의 절차
산신제의 제물은 소머리, 닭 한 마리, 대구포, 사과와 배를 각각 7개씩 올린다. 그리고 떡은
흰색의 가래떡과 검은색의 시루떡을 사용하는데 특이한 것은 가래떡을 용떡이라고 한다는 점이
다. 용떡을 올리는 지역은 흔히 바닷가 마을의 제사에 쓰이는 것인데 부산동의 산신제에서 용떡
을 사용한다는 점은 그 사실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것이라 판단한다. 또한 술은 산신제를 지내기
3일 전에 조라술을 담그어 사용한다. 조라에는 누룩을 사용한다.
제의 순서는 일반 제사의 순서와 같다. 잔을 올려 신을 청하고, 축문을 읽고, 마을의 대동소지
를 올린 뒤에 마을주민들의 소지를 올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여느 마을의 제의 순서와 크게 다
르지 않다고 한다. 제의 3일 전부터 목욕하고 근신한다. 제의 날 밤 12시에 제물을 진설하고 축
부산동 마을신앙의 의의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