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6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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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이 강하다.  3)



                 추석에 아이들의 거북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음식을 얻어먹던 놀이에 어른들이 개
               입하면서 농악이 결합하고, 제의적인 성격으로 변환됐다고 볼 수 있다. 주체자의 연령이 높아
               지면서 단순한 놀이의 속성을 갖고 있던 거북놀이가 벽사진경의 축원기능이 보완되었고, 여기

               에 풍물이 합해졌다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거북놀이의 성격에 대해서 『경기민속지』의 내용을 보면



                   거북놀이는 젊은이 및 아이들이 주도하면서 신앙적인 측면보다는 놀이적 측면이 부각되었다. 8월
                   보름에 집집마다 다니며 집안의 평안함을 빌어준다는 측면도 있지만 음식을 마음껏 먹고 한바탕
                   놀아보겠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특히 두레패가 같이 다니면서 마치 정초의 걸립과 같이 흥겨운 신
                   명놀이의 성격을 지닌다.    4)



                 신앙적인 측면보다 아이들이 주도했던 만큼 신명나는 놀이의 성격이 원래 강했다고 볼 수
               있다.



               5. 놀이의 주인공인 거북



                 거북놀이는 거북을 주인공으로 하는 놀이이다. 수많은 동물중에 왜 거북이를 주인공으로한
               것일까? 먼저 거북놀이의 유래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인물이 신라 문무왕이다. 문무왕은 신

               라의 삼국통일을 이룩한 왕이며 죽어서 동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며 수중릉을 쓴 왕이
               다. 그래서 거북을 동해 용왕(문무왕)의 아들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거북놀이의 유래를 신라의 문무왕과 연결시키는 것은 거북이가 동해 용왕의 아들이라는 생각에서
                   연유한다. 따라서 사후에 동해를 지키는 용이 되기 위해 수장을 원했던 문무왕 시절에 이미 용숭배
                   와 함께 거북숭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현종 관련 설화에 문무왕이 꿈속에 나타나 거북을
                   보내며 인간과 같이 놀라고 한 이야기, 또한 용인지방에서 거북이가 용궁에 가는 길에 배가 고파왔
                   다는 재담이 문무왕설의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 따라서 거북놀이의 기(旗)는 일반 농기가 아니고





               3) 김종대 외, 「경기도 거북놀이의 전승과 새로운 계승양상」, 『어문논집 60집』 중앙어문학회, 2014, 76~77쪽.
               4) 정형호 외, 『경기민속지Ⅲ』, 경기도박물관, 2001, 414쪽.



               204  한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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