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오산시역사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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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밭  섬  속에  오똑  섰을  때

                  새탓말  새  학교  터가  똥집  사과밭이었고
                  밀머리는  장마물로  바다가  되고
                  사과  배  뽕밭이  섬  안에  있었을  때
                  궂은  하늘  붉덩물  위를
                  시커먼  까마귀  떼가

                  까옥까옥  날았었다


                  남촌  사과밭  열매가  석양에  익고
                  양장집  누에가  비단  집  지을  때
                  곳곳  매가리간엔  소로  마차로
                  벼가마가  산에  산을  이루었고

                  오산내  넓은  모래밭엔  벼멍석이  깔리고
                  그  큰  가마장이  아랫장에  섰을  때
                  누런  벼  멍석  위엘
                  검은  까마귀  떼가

                  훨훨  날아들었다


                  박동  박후작(朴候爵)집  복사밭  개나리  노랗게  피고
                  보리밭  위  창공에  종다리  솟구칠  때
                  곳곳  앞뒤  도랑엔  맑은  물이  흘러
                  피라미  붕어떼  떼에  떼를  이루고

                  오산내  넓은  모래밭엔  봇삼군이  몰리고
                  넓은  들  운암들에  햇모가  파아랄  때
                  아지랑이  봄  하늘엔
                  검은  까마귀  떼가

                  짓궂게도  넘나들었다
                  궂은  날  장안날엔  까마귀  떼는
                  도수장간  양버들  위에  우지져댔고
                  암산  화장터에  불꽃이  인  날엔
                  철다리에서  까옥까옥  울어댔었다.



                  얄궂은  까마귀는  간  데가  없고
                  까악까악  까옥  소린  사라졌건만
                  들고  날고  이십  년에  설음만  느니
                  나  뛰놀던  날  옛날이

                  더욱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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