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오산학 연구 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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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따르면 온행 행렬은 12일 과천현에서 출발하여 13일 오산지역을 지나 3일 뒤인 16일
에 온양행궁에 도착하게 된다. 그후 약 일주일을 머물다 환궁하면서 독산성을 지나며 임진왜란
때의 일을 상고하며 개보수를 지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삼남대로의 끝인 해남과 제주도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배지로, 유배를 떠나거나 유
배가 풀려 복귀하는 양반들이 이용했던 길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위해 떠난
길도 이 삼남대로를 따라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순신 장군이 삼남대로를 따라 내려가
며 오산에 머물렀던 기록은 『난중일기(亂中日記)』를 통해 남아있다[표3].
이순신장군은 4월 1일 옥에서 나와 비로 인해 하루를 머물고 4월 3일 일찍 길을 떠나 다음날
오산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떠났으며, 6월 4일 통영으로 이어지는 삼남대로를 따라 62일
만에 권율장군의 부대에 합류하게 된다.
[표 3] 『난중일기』내 삼남대로와 오산
4월 초1일 신유 맑다.
옥문을 나왔다. 남문(숭례문) 밖 윤간의 종의 집에 이르니, 조카 봉ㆍ 분(芬)과 아들 울(蔚)이
윤사행(尹士行)ㆍ원경(遠卿) 과 더불어 한 대청에 같이 앉아 오래도록 이야기했다. 지사
윤자신(尹自新)이 와서 위로하고 비변랑 이순지(李純智)가 와서 봤다.…
4월 2일 임술 종일 비가 내렸다.
여러 조카들과 이야기했다. 방업(方業)이 음식을 매우 풍성하게 차려 왔다. 필공을 불러 붓을 매게 했다.
어두울 무렵 성으로 들어가 영의정과 밤 깊도록 이야기하다가 헤어져 나왔다.
4월 3일 계해 맑다.
일찍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금오랑 이사빈(李士贇)ㆍ서리 이수영(李壽永)ㆍ나장 한언향(韓彦香)은
먼저 수원부에 이르렀다. 나는 인덕원에서 말을 쉬게 하고 조용히 누워서 쉬었다. 저물어서 수원에
들어가서, 경기 체찰사의 수하에서 심부름하는 병졸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집에서 잤다. …
4월 4일 갑자 맑다.
일찍 길을 떠나, 독성 아래에 이르니, 반자(判刺) 조발(趙撥)이 술을 준비해 놓고 막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취하도록 마시고 길을 떠나 바로 진위구로(평택군 진위 면 봉남리)를 거쳐 냇가에서 말을
쉬게 했다. 오산에 이르러 황천상(黃天祥)의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황천상(黃天祥)이라는 사람은 내
짐이 무겁다고 말을 내어 실어 보내니, 고마울 뿐이다. 수탄을 거쳐 평택현 이낸손(李內隱孫)의 집에
투숙했는데 …
『난중일기(亂中日記)』 정유년(1597) 4월
烏山지역의 옛 交通路 硏究 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