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6 - 오산학 연구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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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경기도도당굿의 특징 및 내용
1. 경기도도당굿의 정의와 특징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마을굿으로는 동해안의 별신굿, 호남지역의 당산굿, 황해도의 대동굿,
경기도의 도당굿 등이 있다. 마을굿은 굿을 진행하는 무당의 성격이나 굿의 절차에 따라 지역
별로 내용에 차이가 난다. 경기도도당굿은 경기도 지역에서 행하는 마을굿을 일컫는데 좁게는
한강 이남의 경기 중·남부 지역에 속하는 광명, 부천, 시흥, 수원, 오산, 용인, 안성과 인천 등
의 지역에서 마을사람들의 안녕과 마을의 풍요를 기리며 벌이는 무속 형태의 마을굿을 말한다.
1990년 국가무형문화재 98호로 지정되었다.
경기도도당굿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후기 실학자 이규경(李圭景·1788~1863)
이 천문·역사·지리·문학·종교·서화·풍속 등 1,417항목을 담아 집필한 『오주연문장전산
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우리나라 시골 풍습으로는 호랑이와 표범의 재난이 많아 밤이면 나
다니지 않으며, 백성들은 돈을 거두어 제물과 술을 마련하고 마을 진산에 있는 산신에게 제사한
다. 이때 무격(巫覡)은 어지럽게 북을 두드리고 춤을 추면서 신을 위로한다고 하는데, 이름을 도
당제라 한다”고 전한다. 당시 도당제는 호환(虎患)을 벗어나고자 마을의 산신에게 지낸 마을굿
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능화(李能和 · 1869~1943)가 한국의 무속과 관련된 자료들
을 모아 1927년에 발표한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에 “우리 조선의 풍속에 산신에 대한 제사를
‘도당굿(都堂祭)’이라 하는데, 이 역시 무녀를 써서 신을 모시는 것으로 이것은 고려시대의 금성
신당(금성산신을 모신 신당 : 『고려사』에 보면 고려 충렬왕 때 장성현의 어떤 여자가 금성산신이
자신에게 내려왔다고 하는 기록이 나온다)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도당제가 고려
시대로부터 유래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설에 따르면 ‘도당굿’의 명칭이 고려시대 후기
정사를 의논하는 최고정무기관인 ‘도당(都堂)’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 연유에서 도당은 마
을에서 으뜸이 되는 곳이고, 최고의 신격이 거처하는 곳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록 등으로 보아 도당굿은 조선시대를 통해 대대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경기도도당굿을 유지하여 온 데는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다. 먼저 이규경의 집필대로 호
환 등 재앙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도당굿의 절차 중 하나인 손굿(또는 손님굿 : 손님은 천연두
를 가져오는 신을 의미, 마마라고도 함)에서 보듯 질병을 피해 보려는 종교적 의식을 담고 있다.
주로 조선시대 일반 평민들이 무속에 기대어 호환과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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