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오산학 연구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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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거북놀이의 주도적인 계층이 풍물패로 이전되는 과정에 의해서 과거의 주도층이었던 어린이들
이 입지를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과정은 거북놀이를 민속경연대회나 민속예술축제 등에 출품하려는 시도와 밀접한 관계
에 있다. 어린이가 주동이 된 거북놀이의 경우에는 놀이판의 형식화가 없지만, 이들과 결합하면서
제의 과정과 판굿의 연행방식을 갖추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의 연행방식은 대개 이런 틀로 고정화
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 9)
거북놀이가 민속에서 공연하는 공연물이 되고 다른 민속놀이와 경쟁해야하는 경연대회에
출품되면서 원래의 모습에서 변형된 형태로 전승되고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중심의
놀이에서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굿과 풍물의 결합으로 인하여 벽사진경의 요소가 가미된 고사
반이 등장하는 등 형식적인 측면이 강화되었다. 이것은 공연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일정시
간 이상의 공연시간이 확보되어야하고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흥겨운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
이다.
2. 여주의 거북놀이
『경기민속지Ⅲ』 경기도박물관, 2000. 350~351쪽
거북놀이는 음력 8월 보름인 한가위 저녁에 놀아졌다. 이 놀이는 전승이 중단된지 거의 60
여년이 된다. 놀이의 순서는 거북이만들기 → 길놀이 → 우물굿 → 문굿 → 터주굿 →조왕굿
→대청굿 → 마당놀이로 이루어진다. 이 거북놀이는 거북이 모양의 인공물을 만들어서 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악대와 함께 지신밟기 형식과 거의 유사한 순서로 이루어지는 풍
요다산과 재액초복을 비는 민간신앙적 요소가 강한 놀이이다.
음력 8월 한가위가 되면 낮에 마을 사람들은 수수잎을 따다가 짚으로 짠 줄을 용마름을 틀어
서 연결해 2~6명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크기의 거북이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북이
를 마을에 있는 서낭당에 모셔놓고 저녁이 되면 제를 지낸 다음 길놀이를 하면서 마을로 들어
간다. 마을의 공동우물에 도착하면 우물굿을 한다. 우물굿을 마치고 나면 마을의 각 집을 돌아
다니면서 문굿 → 터주굿 → 조왕굿 → 대청굿 → 마당놀이를 한다.
9) 김종대 외 「경기도 거북놀이의 전승과 새로운양상」, 『어문논집 60집』 중앙어문학회, 2014. 76쪽
거북놀이의 고장 오산과 거북놀이의 계승방향 211